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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영암F1 올해만 660억 적자… 개최권료 낮춰 돌파구 찾나

입력 | 2011-11-17 03:00:00

전남지사, 재협상 위해 영국행
유치 원하는 국가 많아 난망




‘700억 원이 넘는 개최권료와 중계권료를 과연 낮출 수 있을까.’

F1(포뮬러원)대회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준영 전남지사가 16일 영국으로 출국했다. F1 대회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의 버니 에클레스턴 회장을 만나 담판을 짓기 위해서다. 지난달 영암에서 F1 대회가 끝난 뒤 “F1이 정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개최권료를 낮추는 게 급선무”라며 재협상 의지를 밝힌 지 한 달여 만이다. 에클레스턴 회장과의 면담은 17일(한국 시간)로 잡혀 있다.

F1조직위는 올 F1 대회를 위해 개최권료 480억 원과 TV중계권료 160억 원 등 모두 640억 원을 FOM에 지급했다. 운영비 300억 원을 포함한 F1 대회 전체 지출비용(940억 원)의 70%에 달하는 액수다. 이처럼 막대한 고정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올 F1 대회는 결국 660억 원의 적자를 떠안게 됐다.

개최권료와 중계권료는 앞으로 남은 5년 동안 매년 10%씩 오르게 돼 있다. 내년 대회 개최를 위해 지불해야 할 개최권료와 TV중계권료는 700억 원이 넘는다. 개최권료 등을 낮추지 않을 경우 F1 대회는 앞으로도 매년 엄청난 적자를 면하기 어려운 고비용 구조여서 박 지사로서는 이번 재협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협상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에클레스턴 회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개최권료 인하 요구를 일축했다. 한국이 대회를 열지 않더라도 미국 등 F1 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나라가 많다는 점도 협상에 걸림돌이다. 내년 대회 개최권료 지급을 위한 신용장(LC) 개설 만료 기한이 이달 25일로 다가와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도 불리하다.

하지만 박 지사는 F1 코리아그랑프리의 성공을 위해서는 개최권료 인하를 통한 적자구조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한국의 개최권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싸다는 점도 집중 거론할 계획이다. 올해 치러진 전 세계 19개 F1 대회 중 싱가포르 한국 인도 등 아시아권 개최권료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F1 전문가들도 이번 재협상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개최권료와 중계권료 할증(10%)만 저지하더라도 성공이라는 시각이 많다. F1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재협상에서 성과를 얻더라도 FOM의 요구로 협상 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며 “실무협의를 위한 기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개최권료 재협상 결과에 따라 F1 대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개최권료 인하에 성공하면 F1코리아그랑프리는 적자 탈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F1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