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도조차 두손 든 양자역학3주째 英 서점가 휩쓰는 비결은…
빛의 파동은 환경에 따라 때로는 분자들이 일정하게 흐르는 것처럼, 때로는 분자들이 아래위로 파동을 치는 것처럼 움직인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정답일까? 양자 물리학은 이렇게 답한다. ‘둘 다 정답이면서, 또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저자들은 양자 역학의 핵심은 확실성보다는 개연성(혹은 확률성)에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사물에 대해 확실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몇몇 자연적 현상은 순전히 우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양자 역학에 따르면 분자들은 동시에 두 가지 장소에 존재할 수 있고,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현상은 분명히 다 일어날 수 있으며 우주는 텅 비어 있는 동시에 가득 찰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공을 던질 때 우리는 공이 어떤 궤도를 따라 포물선을 그리며 운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양자 이론에 따르면 공은 단순히 궤적을 그리며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을 이루는 원소 하나하나가 순간의 공간 전체를 움직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들은 ‘양자 물리학은 학교의 교실에서 필수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학문’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양자 물리학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저자들의 이러한 주장에 호응하듯이 이 어려운 책이 출간 직후부터 계속 베스트셀러 목록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난이도를 떠나 인문과학 서적이 잘 팔리지 않아 울상인 한국 출판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영국인들의 호응이 비록 잘생긴 스타 물리학자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나 미디어의 추천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학서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이 이방인에게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런던=안주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