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 밥캣 차입금 22억9000만달러 채무재조정 완료
새 신디케이트론 확보-채권 발행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인수한 밥캣(현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 차입금에 대한 채무 재조정(리파이낸싱)을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은 신용위험의 최대 악재로 꼽혔던 DII 차입금에 대한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DII 인수를 위해 은행권으로부터 29억 달러의 신디케이트론(다수의 은행이 차관단을 형성해 빌려주는 것)을 받아 현재 22억9000만 달러가 차입금으로 남았다. 이 차입금은 내년 8억9000만 달러,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7억 달러의 만기를 맞아 순차적으로 갚아야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이 나빠질 수 있어 1년을 앞당겨 사전에 리파이낸싱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DII 차입금에 대한 우려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또 새 계약 체결에 따라 약정 조항도 새롭게 조정됐다. 당초 두산인프라코어는 대주단과 ‘DII의 상각 전 이익(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 7배 이하 유지’ 약정을 맺었다. EBITDA는 감가상각 및 법인세·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인수 직후인 2008년과 2009년 DII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이 약정을 지키기 위해 인수 이후 10억 달러가량을 DII에 투입해 차입금 비율을 EBITDA 7배 이하로 힘겹게 유지해왔다.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물론이고 다른 계열사들이 DII에 돌아가면서 돈을 쏟아 부어 그룹 전체가 힘들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리파이낸싱을 하면서 대주단과 ‘자기자본 대비 차입금 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한다’는 새로운 약정을 체결해 조건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