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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M&A전문가인데…” 길에서 만난 남자 말만 믿었다 3억 뜯겨

입력 | 2011-11-19 03:00:00

성관계도 수차례 가져




“○○주식회사 부사장인데요, 잠시 시간 좀 내주실래요?”

지난해 3월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지하상가 내 벤치에 혼자 앉아 있던 고모 씨(29·여)에게 이모 씨(50)가 다가왔다. 이 씨는 고 씨에게 자신을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소개하며 “내 사업에 투자해 볼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고 씨는 이 씨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이 씨는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었고 외모도 번듯했다.

이 씨는 투자 상담을 해준다며 고 씨와 몇 차례 더 만났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수차례 성관계를 맺었고, 고 씨는 이 씨를 철석같이 믿게 됐다. 이 씨는 “새로운 기업 하나를 인수할 예정이다”, “새 사업에 투자를 하면 등기임원으로 채용해 주겠다”는 식의 거짓말로 지난해 8월까지 강남에 거주하는 고 씨에게서 2억9900만 원을 빌렸다.

그러나 이 씨는 세금 연체로 신용불량 상태였고, 일정한 수입이나 보유한 자산도 전혀 없는 ‘백수’였다. 이 씨는 고 씨에게서 받은 돈을 주식투자나 생활비 등으로 탕진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5단독 위광하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고 씨에게 2억99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