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봉사에서 의미찾는 한국기업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이미지 개선을 위한 쇼가 아니다. 지속적 발전을 위한 전략이면서 동시에 주변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나선 사랑이다. 국가가 미처 챙겨주지 못하는 그늘진 곳 그곳을 찾아가는 착한기업들의 움직임이 아름답다》
식품업체 오뚜기가 수술 받지 못할 처지에 있는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3000명을 살렸다. 1992년부터 2011년까지 19년간 지원해 온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오뚜기는 1992년 매월 5명의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매월 21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찾아주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은 해당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수술비가 없어 가슴만 치는 부모들, 교육비가 없어 타고난 능력을 계발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아이들, 한평생 힘들게 일하며 살아왔지만 노년이 되어서는 한 끼 식사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된 노인들…. 국가가 미처 챙겨주지 못하는 사회의 그늘진 구석에 기업이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면 그만큼 보기 좋은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심장병 어린이 수술비 지원, 장학재단을 통한 인재육성 같은 고전적인 사회공헌과 콘서트, 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한
멘토를 통해 사회를 가르친다
요리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셰프콘테스트’를, 음악인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너를 위한 무대(Stage for You)’를, 야구 선수가 꿈인 청소년들에게는 ‘마구마구 나눔 10번타자 야구교실’ 등 해당 직업을 이해할 수 있는 실질적 기회도 제공한다.
CJ그룹은 “아이들이 다양한 학습 기회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교육적인 지원을 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밥을 나눈다
배움의 기회 제공
농심은 제주지역 영재를 육성하기 위해 제주삼다수·농심장학재단을 만들었다. 2006년부터 매년 5억 원씩 장학금을 출연하며 제주지역 고등학생 및 대학생 중 학업우수 장학생, 저소득가정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한다.
농심 율촌재단은 중고등학생 위주로 운영하던 장학사업을 최근 대학생과 대학원생까지 확대했다. 각계 연구원들과 학술연구기관에 매년 2회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 재단은 또 해외 교포자녀와 외국인들에게 우리말과 문화를 올바르게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학습 CD롬 ‘코리안 랩(Korean Lab)’을 영어와 일본어판으로 개발해 보급했다.
CJ나눔재단은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의 일반인 참여형 기부 프로그램으로 소외지역 어린이 교육을 지원한다. 매칭 그랜트란 기부자가 1000원을 기부하면 CJ나눔재단이 같은 액수를 추가로 적립하는 방법이다.
11월 현재 누적회원이 20만 명을 돌파했고 총 기부액수는 2005년 6000만 원에서 시작해 2006년 4억 원, 2008년 10억 원, 2010년 20억 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말까지 기부액은 30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모인 돈은 지금까지 약 3000개 지역아동센터와 아동양육시설, 학교사회사업 실시 학교 등에 지급돼 아이들의 체험교육활동에 사용됐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