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남을 사랑할 줄 안다”
분명 위의 명제가 틀린 것은 아니다. 남을 사랑하려면 사랑이 뭔지 깨달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 나을테니 말이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넘치게 받고 자란 아이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기고, 어려운 도전에 부정적이기 보다 낙관적이며 자신감이 넘쳐 인간관계의 법칙을 쉽게 터득할 수도 있다.
자기만의 특권 의식, 남을 자기 뜻대로 조작하려는 성향, 자신에게 집중된 탓에 양심이 결여되기 쉬운 점 등.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단점보단 장점을 부각시키며 ‘사랑’을 강요한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미국 워싱턴 DC에서 30년간 유명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는 엘렌 웨버 리비 박사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감정 장애에 관한 많은 사례를 접하고 그들을 치료하면서 ‘페이버릿 차일드 콤플렉스’라는 독특한 정신적 패턴을 밝혀냈다.
이 책은 어쩌면 부모로부터 넘치도록 사랑받고 자라 행복하기보다 마음이 아픈 우리 시대 어른들의 이야기일지 모른다. 실제로 빌 클린턴, 루즈벨트, 맥아더 등 누구나 알만한 유명 정치인들의 사례가 나온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병과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밝혀지는 다채로운 가족사는 소설을 읽듯 흥미롭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남들이 생각하는 성공만 하면 그 아이가 스스로 숨기게 되는 마음의 병 등과 같은 내면의 고통은 감수해야 한다고 왜 미리 말해주지 않는 것일까. 그 부모의 이기심? 오로지 아이를 위한 사랑?
아니다. 사랑을 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나 혹여 생길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한 신경은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바로 그것을 중요하게 여긴 것이다. 성공한 사람이 뒤에서 손가락질 받지 않는 ‘진정한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에….
무작정 사랑만을 쏟아부었던 부모들이 이 책을 통해 치명적 장애가 될 수 있는 ‘사랑법’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페이버릿 차일드 / 엘렌 웨버 리비 / 김정희 번역 / 152*220 / 동아일보사 / 324쪽 / 1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