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정부 들어 반미(反美)를 터부시하고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등 기독교 보수세력의 공격적이고 근본주의적인 성향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태식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일 '종교와 정치의 긴장과 타협 - 개신교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이 대통령의 등장을 전후로 수면 아래에 있던 기독교 보수세력이 공격적인 대사회적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며 "미국을 신의 축복을 받은 나라로 간주하고 반미적인 행태를 악으로 규정하며 미국이 표방하는 경제정책, 경제 패권주의적 행태를 무조건 승인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기독교 보수세력이 "다른 종교에 차별적 태도를 보인 정권을 적극 옹호하면서 타 종교를 악으로 규정하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게 됐다"면서 "점차 근본주의적 색채를 지니게 됐고 때로는 공격적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반공 이데올로기와 신자유주의적 경제사상에 경도된 보수 개신교 집단이 신자인 대통령을 등에 업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서울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내용의 봉헌사를 낭독하고 취임 직후 뉴라이트 성향의 목사를 불러 청와대에서 예배를 본 일 등을 상기시키면서 "대통령이 보수적 기독교인들의 사회정치적 행보에 '동기적 상황'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단지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대통령이 "종교적ㆍ이데올로기적 욕구를 때로는 심정적으로 때로는 실제적으로 충족시켜줬다"고 정 교수는 봤다.
정 교수는 오는 25일 이화여대 대학원관에서 '한국사회의 갈등과 대통령의 종교'를 주제로 열리는 학술심포지엄에서 이 논문을 발표한다. 심포지엄에서는 정 교수와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 윤용복 서울대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