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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Week]美증시 반등해도 韓증시 호재 지속 어려워

입력 | 2011-11-21 03:00:00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산업생산과 경기선행지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이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넘어서는 양호한 내용으로 발표됐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10월 이후 빠른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말의 주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미국 증시의 올해 수익률은 주요국 증시 중 단연 1위이다. 그런데 왜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일까? 미국 경제지표 호전은 글로벌 증시 전반에 호재이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수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2.5%에 이르렀고 세부 구성항목 중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각각 4.0%와 1.9%였다. 이처럼 최근 미국 경제에서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미국 경제의 성장이 다른 나라 소비자의 힘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9%를 넘고 있으며 주택시장의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끊임없이 경기 부양을 논의하고 있는 것도 아직까지 미국 경제의 자생적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세계의 소비시장으로 자리 잡아 왔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이머징) 국가들은 미국에 물건을 팔아 성장해 왔다. 그러나 요즘처럼 미국이 수출을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면 미국 경제지표 호전이 다른 국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과거보다 약해질 수 있다.

요즘과 비슷한 현상이 1980, 90년대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미국은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는 막대한 쌍둥이 적자로 고민하고 있었다. 미국은 세율을 올려 재정수지 개선을 도모했고 경상수지 적자는 수입을 줄이고 수출을 늘려 해결하고자 했다.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해 대미 무역수지 최대 흑자국이었던 일본의 엔화 절상을 이끌어냈고 슈퍼301조라는 통상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미국 의회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대만 등 다른 동아시아 무역수지 흑자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결국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빠르게 줄어들었고 성장률도 높아졌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의 수출은 오히려 크게 위축됐고 동아시아 증시도 1990년대 초반까지 장기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최근 미국 경제가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의 우려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다른 나라 증시는 미국 경제지표의 호전을 일정 정도 디스카운트해서 받아들일 것이다. 미국 증시가 상승하더라도 다른 나라 증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