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밋 일병, 작전수행중 후방 전차 오인포격으로 사망
“애도하게 해달라” 전차부대 요청에 다시 한 번 장례식

슈밋 일병은 로버토 콜론 상사와 함께 강 건너편의 탈레반 반군을 저격하는 작전을 수행하던 중 700야드 뒤 미군 전차부대에서 날아온 포탄에 머리를 맞았다. 야전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지만 오후 7시 사망했다. 저격수부대에선 “그놈 얼굴을 가격해 버릴 거야, 사람을 죽이는 것이 어떤지 알도록 말이야”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다음 날 저격수부대의 자이로 프레도니스 지휘관은 슈밋 일병에게 포격을 한 전차부대 요원들을 찾아가 “어떻게 이런 실수를 했느냐”고 항의했다. 전차부대 요원들은 모두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매슈 스티거 사령관은 전차부대를 전투에 투입하지 않고 도로 순찰 업무만 맡도록 했다. 슈밋 일병이 전사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두 부대는 같은 기지에 배치됐다. 스티거 사령관은 사고 일주일 뒤 콜론 상사를 만나 “어떤 말을 먼저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전차부대의 과오를 사죄한다”고 말했다.
전차부대원들은 다시 한 번 장례식을 열게 해달라고 비비언 사령관에게 요청했다. 슈밋 일병 장례식은 연대본부에서 저격수부대가 참석한 가운데 이미 치러진 상태였지만 비비언 사령관은 두 번째 장례식을 허용했다.
슈밋 일병이 사망한 지 8일이 지난 10월 14일 늦은 오후 저격수부대뿐 아니라 보병부대 및 전차부대가 캠프 본부에 함께 모였다. 장례식장엔 헬멧을 쓴 채 소총을 겨누고 있는 슈밋 일병의 사진 및 그의 소총 헬멧 군화와 함께 인식표가 놓여 있었다. 부대원 한 사람씩 슈밋 일병 사진 앞에 다가가 묵념했다. 잃어버린 친구를 잃은 허탈감에 모두 무릎을 꿇고 슈밋 일병을 애도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