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땅에서 불과 6km 떨어진 서해 말도에서 복무하는 쌍둥이 정도현 재현 이병(21)은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이다. 형제는 미국 명문대학인 코넬대와 시카고대 유학 중이던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소식을 듣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 중동전 때 미국에 유학 중이던 이스라엘 청년들이 앞다퉈 귀국해 총을 들었던 일을 연상시킨다.
도현 재현 형제는 대학 졸업 후 방위산업체 대체 복무나 통역병 등으로 편하게 병역을 마칠 수 있었지만 “조국이 어려울 때 앞장서자”며 올 8월 해병대에 입대했다. 형제는 밤이면 열상감시장비(TOD)로 북한군의 동태를 감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수십만 젊은이들이 쌍둥이 해병처럼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면서도 두 눈 부릅뜨고 우리 영토와 영해와 영공을 지키고 있다. 장병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기에 국민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다. 쌍둥이 형제 같은 호국 청년들을 보며 사회 지도층 인사들 중에도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반경 북한군은 민간인 거주지역인 연평도를 향해 170여 발의 포탄을 퍼부어 해병대원 2명(서정우 하사, 문광욱 일병)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고 다수의 민군이 부상을 당했다. 청와대와 군 지휘부가 허둥대는 상황에서도 우리 해병대원들은 철모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포격 원점을 향해 K-9 자주포로 대응사격을 했다.
김정일 집단의 적화 통일 야욕을 실행하는 북한 인민군이 주적(主敵)이지만 국민 속의 안보의식 해이와 대북 자세 균열도 우리의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 북한이 거듭 도발을 해도 사회 일각에서 “과잉대응을 했다” “북한을 자극해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망발을 일삼으니 군이 흔들리는 것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에도 북한은 달라지지 않았다. 국민과 군, 정부와 정치권이 투철한 안보의식으로 무장해야만 북의 도발을 잠재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