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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공 오래 잡는 자 위에 죽기살기로 뛰는 자’

입력 | 2011-11-22 03:00:00

■ K리그 6강 PO 분석해보니
이동거리 많은 수원-울산… 점유율 높은 부산-서울 꺾어




역시 많이 뛰는 팀이 이기게 돼 있다.

프로축구연맹의 자회사인 ㈜케이리그아이가 19, 20일 열린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를 매치트래킹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선수들이 많이 뛴 수원과 울산이 각각 부산과 서울에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과 울산은 볼점유율과 패스성공률에서는 상대 팀에 밀렸으나 선수들이 달린 전체 거리에서 우세한 게 주효했다.

수원이 부산을 1-0으로 꺾은 20일 경기는 볼점유율에서 부산(55.2%)이 수원(44.8%)보다 앞섰다. 패스성공률도 부산이 63.4%로 54.5%인 수원보다 좋았다. 하지만 수원은 오장은이 전후반 90분간 12.021km를 달리는 등 팀 전체 이동거리가 115.449km로 김창수가 10.941km를 달리는 등 전체 100.783km인 부산을 압도했다. 수원이 약 15km를 더 달린 셈. 수원 미드필더 이상호는 10∼30m의 짧은 스프린트를 42회나 해 부산 최고인 임상협(36회)보다 많았다. 베스트11 평균 스프린트 횟수도 수원이 23.36개로 부산(17.72개)보다 높았다. 그만큼 많이 달리며 효과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라운드를 많이 누빈 결과 수원은 코너킥(9개)과 프리킥(22개) 획득 수에서 부산(코너킥 2개, 프리킥 15개)을 압도했다. 슈팅도 수원(12개, 유효슈팅 9개)이 부산(6개, 유효슈팅 3개)보다 많았다. 결국 수원은 전반 47분 염기훈의 프리킥을 하태균이 헤딩골로 연결하는 세트플레이로 결승골을 낚았다.

울산은 19일 팀 전체 119.842km를 달려 114.002km를 뛴 서울에 3-1로 이겼다. 볼점유율에서는 38.3%로 서울(61.7%)에 크게 뒤졌지만 그라운드에서의 선수들의 움직임은 울산이 압도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볼점유율과 패스성공률은 별 의미가 없다. 수원은 전반에 경기를 주도하고 결승골을 넣은 뒤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는 전략을 썼다. 부산은 이런 수원을 상대로 볼을 많이 돌리며 공격에 나서 점유율과 패스성공률이 올라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위원은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의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은 수원이 좋았고 그 결과가 데이터로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과 서울 경기도 비슷하다. 울산은 전반 17분 곽태휘가 선제골을 넣자 선수비 후역습을 했고 서울은 수세적인 울산을 계속 몰아붙였다. 하지만 선수들 개개인이 뛴 거리와 팀 전체 뛴 거리가 말해주듯 울산이 그라운드 전체를 효과적으로 달리며 지배했고 결국 승리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