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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꿈’을 만드는 페라리 공장엔 예술과 기술이 있다

입력 | 2011-11-23 03:00:00


페라리의 고향인 마라넬로 공장은 첨단 기술과 정밀한 수작업, 친환경 시스템이 어우러진 곳이었다. 마라넬로 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조립작업을 하고 있다. 페라리 제공

그곳은 ‘꿈의 공장’이었다. 하기야 ‘꿈의 차’를 만드는 곳이니 ‘꿈의 공장’일 수밖에….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페라리의 상징컬러인 빨간색이었다. 빨간색의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빨간색 차체를 붙들고 일하고 있었다. 사람과 차 옆에서 작업하는 로봇은 흰색이었다. 페라리는 수작업으로 완성되지만 공정 일부분에 로봇이 참여했다. 흰색과 빨간색이 이룬 절묘한 앙상블을 이뤘다.

그 옆에는 녹색이 있었다. 공장 실내 곳곳에는 아담한 정원들이 자리잡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해 조성한 ‘미니 숲’이다. 페라리 공장 실내외에 조성된 녹지 면적은 전체 면적의 30% 가까이 된다. 첨단기술과 정밀한 수작업, 친환경 시스템이 바로 ‘꿈의 차’를 빚어내는 비결이었다. 페라리 공장은 이탈리아의 소도시 마라넬로에 있다. 마라넬로 시에 사는 1만5000여 명 가운데 페라리 공장 근무자가 3000여 명이니 이곳 인구의 5분의 1이 페라리 직원이다.

마라넬로 시에는 페라리 본사를 비롯해 페라리 생산단지, 페라리 갤러리, 자동차 경주장인 ‘피오라노 트랙(Fiorano Track)’ 등 페라리 관련 시설들이 즐비하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간) 찾은 페라리 공장은 연면적 23만8322m²에 이르는 거대한 생산단지로 엔진 제작, 도색, 조립, 테스트 등 자동차 생산의 주요 공정이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각 공정이 이뤄지는 빌딩들은 하나 하나가 예술품이다.

파워풀하면서 서정적 느낌을 주는 제품 개발 센터는 2004년 스타 건축가 마시밀리아노 폭사스가 지었다. 폭사스는 제품 개발 센터를 “꿈, 시, 마술 그 자체인 자동차 공장을 잘 표현해 주는 건물”이라고 말했다. 2008년 완공된 새 조립 라인은 파리 에펠탑에 붙어 있는 케브랑리 박물관을 탄생시킨 건축계의 거장 장 누벨이 만든 작품이다. 지붕은 반사판과 커다란 채광창으로 이뤄졌고 내부에서는 정원들이 공장의 필터 역할을 했다.

조립라인 안은 아주 조용했다. 조립파트마다 달려 있는 전광판에는 현재 시간, 실내온도, 소음도가 각각 표시됐다. 이 곳에서는 소음이 절대 73dB을 초과하지 않는다. 일반 사무실 같다. 페라리 공장은 3교대로 21시간 가동된다. 나머지 3시간은 기계를 손보고 청소하는 시간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것이다. 공장 시설은 24시간 운영되는 공장 안의 최적화된 근무 환경을 위해 조명시스템, 녹지, 온도 및 습도 제어시스템, 소음 억제 시설이 세심하게 배려돼 있다. 건축 구조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특별히 디자인 된 것이다.

기계 공장(Mechanical Workshop)에서는 5개의 모델군으로 나눠 차량용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8기통 엔진의 캘리포니아, 458이탈리아, 458스파이더와 12기통 엔진의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 페라리 최초의 4륜구동 4인승 모델 FF(Ferrari Four)다. 마세라티 엔진을 포함해 하루 동안 마라넬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엔진은 70개 정도다. 이 ‘심장’들을 바탕으로 1년간 생산되는 페라리는 7000여대에 이른다.

마라넬로=김상수 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