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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강소기업이 뛴다]‘에디슨 젓가락’ 대박 터뜨린 ㈜아이엔피

입력 | 2011-11-24 03:00:00

문화를 바꾼 아이디어… 유아용품의 ‘에디슨’




어린이에게 젓가락질을 손쉽게 하도록 고안된 에디슨 젓가락 시리즈에 이어 세계 최초의 3차원 종이 로봇인 페이봇을 개발한 경기 부천시 ㈜아이엔피 박병운 대표. 아래 사진은 뽀로로 인기 캐릭터를 단 교육용 에디슨 젓가락.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아이디어를 통해 ‘작은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려 합니다. 작지만 세계 최고의 아이템을 만들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어요.”

‘에디슨 시리즈’를 출시해 유아용품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아이엔피(www.inpkorea.com). 이 회사는 젓가락 사용을 꺼리는 유아를 위한 캐릭터 젓가락을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 이어 영유아용 과즙망과 치발기 칫솔, 어린이용 칭찬 칫솔, 종이 로봇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 제품들은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국제유아교육전’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이 전람회엔 2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고, 에디슨 시리즈에 대한 해외 바이어 상담이 줄을 이었다.

시리즈의 대표 상품은 젓가락 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킨 ‘에디슨 젓가락’이다. ‘대한민국 특허기술대전’ 동상을 받은 이 젓가락은 엄지, 검지, 중지 등 젓가락 사용에 핵심이 되는 손가락이 들어갈 수 있는 고리 3개를 젓가락에 부착해 놓은 게 특징. 젓가락을 연결하는 머리 부분에는 유아들에게 인기가 높은 ‘뽀로로’,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푸우’, 영국의 ‘토마스’ 등의 캐릭터를 달아 놓았다.

박병운 대표는 젓가락에 철사 줄을 엮어 젓가락질을 배우던 조카를 보고 교육용 젓가락을 착안했다. 그는 “에디슨 젓가락을 출시했던 2002년엔 3∼6세 아이의 80∼90%가 젓가락 대신에 포크를 사용하고 있었다”며 “머리가 좋아지는 젓가락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워 이 제품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학 전문가에 따르면 젓가락은 손가락 근육 50개, 관절 30개를 움직이기 때문에 두뇌 자극에 좋고, 이는 포크 사용보다 운동량이 2배 높다”고 덧붙였다.

이 제품이 나오자마자 인터넷 쇼핑몰에서 많은 주문이 이어져 초기에 연간 5만∼6만 개를 팔다 100만 개까지 늘어났다. 이제 전국의 대형마트, 유아용품 전문매장,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독일 프랑스 등 세계 1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젓가락질이 약간 숙달된 어린이나 성인, 외국인을 위해 약지와 엄지 받침대, 검지와 중지 고리를 단 2단계 에디슨 젓가락과 지능개발용 젓가락 놀이 세트도 개발했다.

최근엔 양치질을 권장하기 위한 ‘에디슨 칭찬 칫솔’도 새롭게 선보였다. 칫솔대 머리 부위에 잉크가 내장된 도장이 달려 있어 아이들이 이를 닦을 때마다 부모에게 도장을 받을 수 있다. 300∼400회까지 도장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10회 등 일정 횟수를 채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주면 된다.

혀에 묻은 세균을 긁어낼 수 있는 사탕 문양의 ‘혀 클리너’, 4∼6개월 이상의 유아를 위한 치발기 칫솔도 이 회사의 아이디어 상품이다.

실리콘 소재의 유아 이유식 숟가락과 과일을 빨아먹을 수 있는 과즙망도 시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에디슨 실리콘 과즙망’은 원터치 안전핀이 있어 사용이 편리하고 아기가 내용물을 쏟을 염려가 없다는 것. 반복적 빨기와 씹기 운동에도 도움을 주는 상품이어서 미국 일본 독일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이 회사의 차세대 상품은 3차원(3D) 종이 로봇인 ‘페이봇(페이퍼로봇)’이다. 올 1월 세계 2대 완구박람회인 ‘홍콩 토이쇼’에서 바이어의 눈길을 사로잡은 이 제품은 일본 싱가포르에 수출되고 있다. 70∼80개의 종이부품으로 이뤄진 페이봇 1개를 조립하는 데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일본이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플라스틱 조립 로봇(프라모델)은 금형 설비에 엄청난 비용을 투자해야 합니다. 적은 자본을 투입한 종이 로봇이 프라모델보다 더 정교한 데다 금박 은박 등 화려한 색깔을 입체적으로 입힐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이 회사는 매출 이익의 20∼30%를 연구개발비에 투입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 상품 창안을 독려하기 위해 외부강사 초빙 정례 강좌를 꾸준히 열고 있다. 무역상을 하다 10년째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박 대표는 “종이 로봇에 이어 주방용품으로 이색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