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전국 전화 여론조사
○ 2030 대 5060 사이 ‘균형추’ 40대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22, 23일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20대에선 한미 FTA 비준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31.2%에 그쳤다. 반면 부정적 평가는 60.6%로 거의 두 배에 달했다.
40대에서도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한 부정 평가(47.8%)가 긍정 평가(41.6%)보다 약간 높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40대는 서울시장 보선 때 박 후보에 대해 압도적 지지(66.8%)를 보냈지만 한미 FTA 문제에 대해선 2030세대와 5060세대 사이에서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김선동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행위에 대해선 50대(73.6%) 60대(81.8%)뿐 아니라 20대(61.4%) 30대(63.7%)에서도 “국회를 모독한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낙선운동에 대해서도 20대(50.5%) 30대(53.1%)를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가 더 많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선 비준안 처리에 대해 긍정 평가(52.0%)가 부정 평가(36.7%)보다 많았고 경기 인천(긍정 48.6%, 부정 40%)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반면 호남권에선 부정 평가(70.4%)가 긍정 평가(12.3%)보다 훨씬 많았다. 김 의원의 ‘최루탄 테러’에 대해서는 광주 전남에서도 절반 이상(50.5%)이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한나라당 단독 처리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는 의견도 39.1%로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자신의 이념 성향을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는 35.5%로 보수(31.6%)나 진보(20.9%)보다 많았다.
중도파 중에선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대해 부정 평가(52.9%)가 긍정 평가(38.2%)보다 많았다. 여야 간에 합의하지 못한 현안의 국회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단독 처리 반대(45.9%)보다는 다수결 우선(50.9%)에 다소 무게를 뒀다. 관념적으론 ‘다수결’을 선호하는 듯하지만 실제 표결 처리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성향 응답자 중에선 72.8%가 긍정 평가를 내렸지만 진보 성향 응답자 중에선 29.6%만 긍정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후보 지지 성향에 따라서도 한미 FTA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지지층에선 긍정 평가(75.1%)가 부정 평가(14.4%)를 압도했다. 거꾸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층에선 부정 평가(63.5%)가 긍정 평가(24.2%)를 앞질렀다.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박 전 대표(27.3%)와 안 원장(29.4%)이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박 전 대표는 보수 성향에서 43.1%의 높은 지지율을 보인 반면 안 원장은 진보 성향에서 42.6%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념 성향에 따라 지지 성향도 확연히 구분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도파에서 안 원장 지지율(36.7%)이 박 전 대표 지지율(20.4%)보다 높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번 조사 결과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52.3%에 달했다는 점이다. 무당층은 서울(55.5%), 인천 경기(52.7%), 대전 충청(56.2%) 등 전국적으로 골고루 포진해 있다. 호남권에서도 민주당 지지는 33.4%에 그쳤고 무당층이 4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안 원장 지지율이 29.6%로 박 전 대표 지지율(22.3%)보다 다소 높았으며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도 33.6%나 됐다.
한나라당이 민심 이반의 위기를 느끼고 있는 부산 경남(PK)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5.8%로 안 원장(31.5%)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