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개최한 선수 선발 테스트에서 80세 장기원 씨가 안정된 자세로 직구와 슬라이더를 꽂아 넣었다. 직구 스피드가 시속 80km쯤 됐다니 실내야구장 피칭머신 수준이다. 늦은 밤, 술기운 빌려 호기롭게 실내야구장 타석에 들어섰다가 ‘강속구’ 500원어치에 어안이 벙벙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장 씨는 고교 시절 야구를 하다가 6·25전쟁에 나서면서 그만뒀다. 그 한(恨)을 동네 실버야구단 투수로 뛰며 풀다가 이번에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16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워터프런트 마라톤 대회에서 인도계 영국인 파우자 싱 씨가 8시간25분16초 만에 결승선에 도착했다. 가슴에 붙은 번호표 ‘100’은 놀랍게도 그의 나이였다. 대한육상경기연맹에 기록된 국내 최고령 풀코스 완주 마라토너는 87세 주수진 씨다. 실향민인 그는 북녘의 고향을 다시 찾을 때까지 건강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70대 후반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65세 이은장 씨는 59세 때 생활체육 전국복싱대회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60대가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없어 지금은 ‘무관의 제왕’으로 샌드백을 두드린다.
이형삼 논설위원 h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