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美대사 신임장 받아 “한국 입장 잘 대변해 주길”日신문 “MB 내달 17일 방일”
“韓-美관계 업그레이드 기대”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25일 청와대에서 성 김 신임 주한 미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김 대사에게 “미국 정부가 김 대사를 임명한 것은 한국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인터넷에 회자되는 ‘한미 FTA 괴담’의 문제점을 처음으로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FTA를 한다고 하니까 맹장수술 하는 데 500만 원이 들고 약값이 올라간다는 등 괴담이 돈다. 알 만한 사람들은 이것(FTA)을 해야 산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미 FTA 체결에 자극을 받아 미국이 중심이 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서둘러 나선 것을 거론할 때는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큰 시장이다. (우리가) 중국과 일본보다 유리하려면 빨리 (미국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이 (미국과 FTA를) 먼저 했다고 시끄럽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덴마크의 농업생산성이 한국보다 높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 농축산물이 몰려온다고 겁먹으면 안 된다. 이 기회에 농촌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인건비 비싼 미국과 덴마크가 키운 닭고기, 돼지고기가 먼 길을 통해 수입되는데 가격이 우리보다 더 싸다. 뭐가 문제인가. 우리 농민이 더 똑똑한데 더 싸게 할 순 없는지…”라고 말했다. 또 “칠레와 FTA를 했을 때도 농촌이 다 죽는다고 얘기했지만 우리가 품종 개량을 해 (칠레보다) 훨씬 더 우수한 포도를 내놓고 있다”며 농산물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성 김 신임 주한 미국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김 대사를 임명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배려다. (김 대사가) 한국의 입장을 잘 대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김 대사에게 “어릴 때 친구들이 좋아하겠다”고 말하자 “김 대사는 “고국(Home Country)의 대사로 오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또 배석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서울 은석초교 선배임을 설명하면서 “김 장관과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함께 한미관계를 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첫인사를 제외하면 영어로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다음 달 17, 18일 일본을 방문하며 방일 중 일본군위안부 청구권 문제를 거론할지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월 방문은 계획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의제와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