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스카우트가 분석한 적정선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국내 복귀를 추진 중인 박찬호(38) 이승엽(35·이상 전 오릭스), 김태균(29·전 지바 롯데)에 대해 한 스카우트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 U턴파들의 공헌도와 관록은 인정하지만 과도한 연봉은 구단에 부담이 되고 선수단에 위화감을 줄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생각하는 이들의 적정 연봉은 얼마일까.
○ 박찬호, 국위 선양 배려=4억∼7억 원
8명의 스카우트 가운데 6명은 박찬호의 연봉을 5억 원 수준이 적당하다고 답했다. 박찬호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마흔이다. 올해 오릭스에서 1승(5패)에 그쳐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낼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아시아 선수 최다승(124승)을 거두며 국위를 선양한 점은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였다.
A스카우트는 박찬호를 “외국인선수 수준인 연봉 30만 달러(약 3억5000만 원)에 인센티브를 추가하는 게 좋다”고 했다. C스카우트는 “박찬호가 특별법으로 국내에 돌아온다면 연봉을 많이 달라고 해선 안 된다. 봉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G스카우트는 “한화 에이스 류현진의 올해 연봉이 4억 원인데 박찬호가 그만큼 할 수 있겠느냐”며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연봉을 책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F, H스카우트는 박찬호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차원에서 연봉 5억∼6억 원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였다.
○ 이승엽, 아시아 홈런왕의 관록=5억∼10억 원
F스카우트는 “이승엽은 내년에 25홈런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연봉 10억 원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B스카우트는 “이승엽은 국내외에서 검증받은 특급 스타다. 아시아 홈런왕의 복귀는 흥행카드가 되는 만큼 연봉 5억∼7억 원은 받아야 한다”고 했다.
○ 김태균, 국가대표 4번 타자의 귀환=7억∼15억 원
김태균은 올해 국내 최고 연봉 7억 원을 받은 김동주(전 두산)가 기준이 됐다. 젊은 나이(29세)까지 감안하면 최대 15억 원까지 가능할 것으로 스카우트들은 전망했다.
G스카우트는 “김태균은 한화에서 통산 타율 0.310에 188홈런을 기록했다. 팀의 기둥으로 연봉 1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F스카우트도 “한화가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김태균은 필수 전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화 구단이 “롯데가 이대호에게 베팅한 돈보다 많이 주겠다”고 한 데 대해선 과도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A, B스카우트는 “김태균은 능력 있는 선수지만 일본에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기존 선수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 수준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