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진압 빌미 주니 자제를”… 정동영 “서장이 밀고 들어와”野 “비준 무효” 장외투쟁 집중… 서울이어 부산 집회도 예고
집회참석한 야당의원들 손학규 민주당 대표(둘째 줄 가운데) 등 야권 인사들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 참석해 촛불과 피켓을 들고 있다. 손 대표 왼쪽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안에 서명하는 29일까지 한미 FTA 반대 세력을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장외 투쟁의 핵심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한미 FTA 날치기 국회비준 무효화 및 이명박 한나라당 심판 범국민 촛불대회’다. 민주당은 정동영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고 의원 46명이 참여하는 ‘날치기 FTA 무효화 투쟁위원회’를 구성해 이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집회에 참여한 야당 의원들은 ‘정당 연설회’ 형식을 빌려 한미 FTA 무효화를 주장하고 있다.
야당과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30일, 다음 달 3일, 10일에도 서울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한편 다음 달 2일에는 부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장외 투쟁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30일에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출연진이 여의도에서 한미 FTA 저지를 주제로 집회를 겸한 공연을 연다.
하지만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종로경찰서장을 폭행하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서 다소 난감한 모습이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27일 “일부 시위대가 현직 경찰서장에게 폭력을 가한 것은 평화적 집회를 원하는 대부분 집회 참가자의 뜻과 다르다. 유감이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런 돌발 상황은 물 대포와 같은 과잉 폭력과 진압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동영 최고위원의 트위터에 “어젯밤 9시 반쯤 사복경찰이 유세차 앞으로 내게 다가와 ‘종로서장께서 뵙자고 합니다’고 했다. 옆자리 의원들과 의논해 대화 상대를 지정해 알려주겠다고 답했다. 곧바로 연단에 올라 연설 중 소란이 일었다. 종로서장이 밀고 들어온 것이다”라며 박건찬 종로서장에게 책임을 돌렸다.
민주노동당도 “경찰의 살인적인 물 대포 발포로 시민들의 분노가 극도로 끓어오르는 상황에서 경찰 책임자가 집회장으로 뛰어든 행동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며 박 서장 책임론을 부각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