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필승조의 최고참 정현욱-권오준 솔선수범 오늘 소프트뱅크와 결승
삼성 불펜의 소금을 자처하는 정현욱(오른쪽)과 권오준이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아시아시리즈 결승을 하루 앞둔 28일 대만 타이중 스플렌더호텔에서 어깨동무를 한 채 환하게 웃고 있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둘은 전날 대만 퉁이와 격전을 치르고 28일 오전 2시가 넘어 숙소에 돌아온 뒤 녹초가 됐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정현욱은 “최고의 선수가 모인 만큼 불펜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내가 등판하지 못해도 서운하지 않다. 팀을 위해 무엇을 할지 생각하는 게 삼성 투수들이다”라고 말했다. 권오준은 “우리는 단체 러닝을 할 때 선배들이 선두에 설 정도로 솔선수범한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정현욱은 삼성 불펜의 정신적 지주다. 정현욱은 6월까지 삼성의 2군 훈련장인 경산 볼파크 주변에 집을 얻어 쉬는 날에도 훈련을 거르지 않는 성실맨이었다. 그는 “먼저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뛰어난 후배들이라 지시나 강요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2000년대 중반 최고의 구원으로 이름을 날렸던 권오준은 2008년 두 번째 오른쪽 팔꿈치 부상을 당해 투수로서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2010년 불가능할 것 같던 재활에 성공해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의 치열했던 재활 과정은 관련 학회에 보고됐을 정도로 기적적이었다.
권오준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맹활약을 펼쳤다. 27일 아시아시리즈 퉁이와의 경기에선 3-3 승부처에 등판해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류중일 감독은 “권오준이 없었다면 결승에 오르기 어려웠을 것이다”라며 칭찬했다. 권오준은 “부상에서 복귀한 후 이렇게 많이 던진 건 처음이다. 힘들지만 큰 경기에만 서면 더 재미있고 집중도 잘된다”며 일본과의 결승전 승리를 다짐했다.
정현욱과 권오준은 29일 일본 소프트뱅크와의 결승전에서도 승부처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정현욱은 일본전을 위해 아껴 뒀다. 권오준도 공이 좋아 히든카드로 대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삼성은 결승전 선발로 장원삼을 내세운다. 소프트뱅크는 이와사키 쇼가 선발 등판한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