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
사립高 전국적 강세 재확인
우선 평가방법 면에서 이번 평가는 학력수준과 교육여건, 평판도 등 다양한 정보에 근거한 ‘종합적’ 평가다. 이전의 학교평가는 주로 수능 성적과 명문대 진학자 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와 같은 단일한 학력 정보에 근거한 ‘부분적’ 평가였다. 따라서 이번 평가는 이전과는 달리 우리나라 일반고의 현황을 보다 타당한 방식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둘째, 서울 지역에서 여고의 상위권 독식 현상이 드러났다. 10위권에 남자 고교는 전무하고 남녀 공학만 1개교 있을 뿐이다. 이번 결과는 학력, 교육여건, 평판 등을 종합한 평가이기에 어떤 요인이 크게 작용해 여고 강세 현상이 나타났는지 추가 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다만 강세를 보이는 여고들과 그렇지 않은 여고들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따름이다.
셋째, 명문고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명문고란 단지 서울대 등 명문대 합격자 수만을 근거로 할 수 없고, 뒤처지는 학생들을 끌어올려 최소화하면서 다수의 상위권 학생들을 배출하는 학교, 교육여건이 개선된 학교라는 것이다. 기존 명문고들이 학교 내 학력의 양극화로 예상과 달리 낮은 순위에 머물렀고, 오히려 상위권 학생층이 두껍고 하위권 학생층이 얇은 학교와 교육여건이 좋은 학교들이 10위권에 들었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고교간 경쟁이 학교 발전 원동력
끝으로, 고교 간 적절한 경쟁이 학교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경남과 충남, 광주 등지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고교들이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한 사실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의 선호도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려는 사립고의 노력과 경쟁은 학교의 지속적 개선과 발전의 동인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앞에서 언급한 사립고의 강세 현상으로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