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구와 본능, 행동은 유전자에 의해 이미 결정돼 있다?
노랑초파리 돌연변이체에서 ‘게이 유전자’를 찾아내고 세계 최초로 그 염기배열을 해독해 낸 행동유전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어려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교수로도 유명한 야마모토 다이스케가 《행동은 어디까지 유전될까?》를 펴냈다.
◇행동은 어디까지 유전될까? / 야마모토 다이스케 지음 이지윤 옮김 / 바다출판사 / 205쪽 / 12000원
왜 수학을 못하는지, 왜 학교에 가기 싫은지,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어떻게 생겨나는 지 등과 같이 일상적인 인간 행동의 모든 답은 유전자와 뇌를 통해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다윈, 멘델 같은 역사적 인물부터 호지킨, 헉슬리, 왓슨, 클릭 등 현대의 거장들의 연구, 그리고 저자의 ‘성행동 연구’의 성과까지도 담고 있다. 또한 유전자와 뇌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들도 함께 소개했다.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아침형 인간’ 이 되기 위해 한번쯤 졸린 눈을 비벼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침형 인간’을 만드는 유전자가 따로 있다면? 근면함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아침형 인간’이 이미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니 심한 배신감마저 든다.
체내시계는 주행성과 야행성 같은 생물의 일주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것과 관련된 것이 per 유전자다. 유독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사람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이들은 per유전자가 보통 사람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유전자 속에 나타난 단 하나의 암호 변화가 인간의 생활양식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의 생활 패턴 차이도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유전자의 다양성에 근거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유전자는 인간의 행동과 습관, 그리고 일생을 지배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여전히 남아 있는 인간의 행동을 둘러싼 많은 의문들을 뇌와 유전자의 원리로 밝혀내는 것이 앞으로 생물학 연구의 중심 테마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행동은 어디까지 유전될까? / 야마모토 다이스케 지음 이지윤 옮김 / 바다출판사 / 205쪽 / 12000원
강미례 동아닷컴 기자 novemb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