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스포츠동아DB
■ 오릭스서 새 야구인생 시작하는 ‘대한민국 넘버원’의 각오
롯데서 KS 우승 못한게 가장 아쉬워
日 무대서 난 신인…한발 더 뛰겠다
현미경 야구? 나도 현미경 분석 대응
“2년 내에 일본에서 최고 자리에 오르겠다. 퇴물이 되거나 실패해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아쉬움이 많이 남는 롯데 생활
사실상 오릭스 입단이 확정된 상태지만 그는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했다”면서 “11년간 롯데 유니폼을 입으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했다. 무엇보다 “한국시리즈에 한번도 오르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고 말한 그는 “2008년 포스트시즌에 처음 올랐을 때, 지난해 9연속경기 홈런을 때렸을 때가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라고 돌아봤다.
● 난 용병이자 신인
일본 무대에서 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 그는 “일단 부딪혀보겠다. 내가 작년에 타격 7관왕을 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느냐”며 “많은 준비를 해서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또 “오릭스에 몸담게 되면 나는 용병이자, 신인”이라며 “한발 더 움직일 것이다. 내가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기초적인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한 그는 “생전 공부를 안 해본 놈이라 쉽지 않더라”며 웃은 뒤 “내가 일본어가 부족하면 동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벤치에서도 목소리 높여 파이팅을 외치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 일본 현미경 야구?
“오릭스가 올해 우승을 했다면 내가 가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오릭스에서 내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중위권 팀을 1위로 올려 놓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밝힌 그는 몸쪽 승부가 유독 많고 포크볼로 대표되는 변화구 비율이 높은 일본 투수들을 언급하며 “몸쪽 볼이 들어오면 맞고 나가면 되고 유인구가 들어오면 안 치면 된다”고 했다. 때론 단순하게 생각하겠다는 뜻.
● 두렵다. 그러나 이겨낼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박찬호 선배, 요미우리에서 뛴 이승엽 선배를 보면서 나도 꿈을 키웠다”고 말한 그는 “내가 성공해야 다른 후배들이 일본이나 미국, 더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이다. 그래서 큰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좋은 동료들, 팬들을 버리고 일본으로 가는 자신에 대해 “무인도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두려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라고도 털어놓은뒤 “무조건 난 이겨낼 것이다. 2년 내에 승부를 보고 싶다. 일본에서 최고 자리에 올라 한 단계 더 좋은 자리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롯데 구단의 양해를 얻어 내년 1월 롯데의 사이판 전지훈련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도망치듯이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한 그는 “내가 일본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서 팬 여러분이 스트레스를 푸실 수 있도록 하겠다.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통영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