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섹스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는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허먼 케인 전 ‘갓 파더스 피자’ 최고경영자(CEO)가 출마 포기 선언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케인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 전화회의를 하고 “선거운동을 앞으로 계속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인 후보는 최근 섹스 스캔들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가족들의 정신적인 피해가 심각하다며 계속 선거운동을 할지를 놓고 고민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관계자는 “케인 후보가 며칠 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후보인 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맞붙을 유력한 카드로 급부상하면서 지난달 각종 여론조사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제치고 지지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전미요식업협회(NRA) 회장 시절 부하 직원이던 여성 3명이 잇따라 케인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다 지난달 28일에는 애틀랜타에 거주하는 여성기업인 진저 화이트 씨가 13년 동안 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한편 지난달 9일 미시간 주 로체스터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자신이 내건 핵심 공약을 까먹는 바람에 자질 논란 시비에 휘말렸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공개석상에서 또 말실수를 했다. 페리 주지사는 29일 뉴햄프셔 주 한 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 학생들의 지지를 호소하면서 “내년 11월 21일에 21세가 넘는 여러분의 지지를 호소한다”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열심히 공부해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18세 이상에게 투표권을 주며 내년 대선은 11월 21일이 아니라 11월 6일이다. 페리가 다시 말실수를 저지르자 청중석이 술렁거렸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