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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오늘 첫 방송]속 보이는 스튜디오, 광화문 새로운 명물로

입력 | 2011-12-01 03:00:00

한국 방송사상 첫 개설… 시민과 소통하는 열린방송 지향




“속을 다 보여드립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1층에 마련된 오픈 스튜디오. 의사들이 건강 상담을 해주는 채널A 프로그램 ‘친절한 의사들’ 리허설이 진행되는 동안 스튜디오 밖에서 사람들이 투명 유리벽을 통해 리허설 장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이게 뭐지? 속이 다 들여다보이잖아.”

“누드 스튜디오네.”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거리에 ‘명물’이 들어섰다. 벽체가 유리로 이뤄진 동아미디어센터 1층 로비에 마련된 채널A의 ‘오픈 스튜디오’다. 방송이 진행 중인 스튜디오 안을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한국에 유례가 없는 ‘속 보이는 스튜디오’다. 미국 뉴욕에 있는 방송사 NBC와 ABC의 오픈 스튜디오는 해외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관광 명소다.

“오픈 스튜디오는 채널A가 열린 방송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방송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방송 제작에 참여할 수도 있을 겁니다.”

30일 오전 오픈 스튜디오 개관식에 참석한 김재호 채널A 회장은 “이곳(청계광장)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들르는 곳인 만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V 화면에서는 화려하게 꾸민 무대에 단정한 출연자들만 볼 수 있다. 그러나 오픈 스튜디오 밖에선 진행자 앞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큐 사인을 보내는 연출자와 점퍼를 입은 카메라맨들, 그리고 각종 방송장비 등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날 오픈 스튜디오 밖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반응은 호기심 반 기대 반이었다. 서울시청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는 유선영 씨(29)는 “아침에 출근할 때 건물 안에서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이 보이면 신기하면서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가족과 함께 관광을 와서 청계천 주변의 모습을 즐기던 한 중국인 관광객은 “관광 가이드북엔 이 주변에 방송국이 있다는 말이 없는데 저 스튜디오는 무엇이냐”고 신기해하면서 “좋은 기념사진이 될 것 같다”며 스튜디오 앞에서 연방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송을 구현하기 위해 오픈 스튜디오는 약 한 달 반에 이르는 리모델링 과정을 거쳤다. 면적이 200m²(약 65평)이고 높이는 4층 건물에 해당하는 17.5m다. 방청석엔 30명이 넘는 시청자를 수용할 수 있다. 특수 소재의 흡음막을 유리벽에 설치해 내외부의 소음을 흡수한다. 오픈 스튜디오 외부에는 이동형 TV 모니터와 스피커가 설치돼 시민들은 방송 제작 현장을 구경하면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매일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김성주의 모닝카페’(월∼금 오전 8시)를 이 스튜디오에서 제작한다. ‘슈퍼스타K’를 매끄럽게 이끌었던 방송인 김성주 씨가 2011 미스코리아 진 이성혜 씨와 함께 진행하는 감성 시사쇼다.

생방송 도중엔 오픈 스튜디오와 바깥 거리를 오가며 시민들을 만나 의견도 듣는다. 손아롱 채널A 아나운서가 야외 진행을 맡는다. 스튜디오 앞에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준비했다. 개국 후 3개월간은 방송 시간 동안 하루 200잔의 커피를 무료로 나눠준다.

개관식에 이어 스튜디오의 발전을 기원하는 고사에 참여한 김 씨는 “광화문 한복판에 있는 사옥을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가 멋지다”며 “시민들도 직접 만나고 밖으로도 이동하는 형식의 방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늘 고사에서는 아무런 사고 없이 즐거운 프로를 만들게 해달라고 기원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건강에 관한 고민을 들어주는 ‘친절한 의사들’(금요일 오후 11시 10분)도 이곳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고민 상담을 하고, 외부와 연결되는 부스를 설치해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과도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30여 명의 방청객을 초대해 명사들의 강연을 듣는 ‘보이는 특강’(월∼목 낮 12시 30분)도 이곳에서 녹화한다. 2일 오전 11시 10분에 방송되는 첫 특강은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맡았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총상을 입었던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 전 국민에게 친숙한 명의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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