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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지수 개편… ‘금반지’ 뺐지만 물가상승 못잡았다

입력 | 2011-12-02 03:00:00

전월세값 뛰고 쌀-석유값 날고… 11월 소비자물가지수 한달새 0.6%P 급등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던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다시 4%대를 넘었다. 금반지 등 물가에 큰 영향을 미쳤던 품목이 빠졌지만 물가 상승세를 멈추기 어려웠던 것이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상승해 지난달 3.6%에 비해 0.6%포인트 급등했다. 기존 기준으로 보면 올 들어 줄곧 4%대에 머물다 8월 5.3%로 정점을 찍은 뒤 10월 3.9%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다시 4.6%로 급반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적용해 이번에 새롭게 발표한 11월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고, 2.6%였던 9, 10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기존 근원물가는 전체 품목에서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 요인이 큰 농산물(곡물 제외), 석유류 품목만 제외했지만 개편된 근원물가는 기존 근원물가에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을 빼고 산출한 것이다.

이처럼 물가가 다시 급반등한 것은 쌀(18.5%), 고춧가루(97.0%) 등 일부 농산물과 가공식품(8.2%), 석유류(16%) 등 공업제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또 전세와 월세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각각 5.9%, 3.4% 뛰면서 물가 상승세를 부추겼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물가상승률이 3%로 낮아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지만 추세적으로는 9월 이후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쌀 등 일부 농산물과 석유제품,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물가지수 개편으로 정부는 올해 4%의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1∼11월 누적 소비자물가는 4%로 12월 물가가 3.5∼4.6% 범위에 머문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편 전 지수로 측정하면 1∼11월 누적 소비자물가는 4.5%에 달해 목표 달성이 이미 불가능한 상태다. 물가지수에 새롭게 포함된 품목들은 상당수가 기존 품목들보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 렌털비와 인터넷전화료는 물가상승률이 0%였고 스마트폰 이용료와 게임기는 오히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8.6% 하락했다. 하지만 새로 포함된 품목 가운데 애완동물 미용료(7.7%), 잡곡류(11.7%), 해장국(8.3%) 등 일부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12월에도 물가 여건이 불안하다고 보고 있다. 그간 안정세를 보였던 농산물 가격이 김장철 양념채소류 가격 인상 등으로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고속도로 통행료가 1.8% 인상되고, 경기·인천지역의 시내버스 요금도 100원 오르는 등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관계자는 “물가안정 모범업소 확대, 옥외 가격표시제 등 대책을 조속히 추진하고 겨울방학과 내년 학기 초 서민 가계의 부담이 큰 교육비와 보육비 안정을 위해 선제적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