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어린이들 뭉친 춘천 ‘신나는 오케스트라’
강원 춘천지역 소외계층 어린이들로 구성된 ‘신나는 오케스트라’가 박기범 교수의 지휘 아래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6개월간 연습한 결과물을 26일 공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아동복지시설 애민원 원생 10명을 포함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 등의 어린이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올해 6월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 연습을 하고 있다. 춘천시립교향악단 연주자 10명이 악기를 지도하고 박기범 춘천교대 교수(음악교육과)가 총감독과 지휘를 맡았다.
대부분이 악기를 처음 접하는 탓에 실력은 쑥쑥 늘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흥미와 열정만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긴 어린이도 있다. 박 교수는 “연습 초기만 해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장난도 심한 아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자세가 매우 진지해졌다”며 “합주를 통해 공동체정신과 양보정신을 배우고 음악의 소중함을 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나는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시스템 ‘엘 시스테마’를 본뜬 것. 단원들은 연주 외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10월 25일 예술의전당에서 엘 시스테마가 배출한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을 관람했고 지난달에는 베를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리허설을 관람하는 행운도 누렸다.
신나는 오케스트라는 26일 춘천문예회관에서 그동안 연습한 곡들로 공연을 한다. 전문 연주자들처럼 뛰어난 연주 실력을 보여줄 자신은 없지만 단원들과 가족, 친구들이 함께 어울리는 축제의 무대를 만들 계획이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