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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민주주의 대공황을 넘자]“불통 이미지 박혀… 내 주변엔 MB지지 없다”

입력 | 2011-12-02 03:00:00


국회 모인 20대 “할 말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대학생들이 20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털어놓고 있다. 그들에게 행복은 취업만큼이나 멀리 있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청와대 등 여권에서는 1년 2개월여의 임기를 남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30%를 여전히 넘고 있어 임기 후반에 접어든 것을 감안하면 성적이 나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직접 들은 2040세대의 목소리는 달랐다. 성치훈 씨(29·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생)가 “보수 진보 가릴 거 없이 주변에서 이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학생은 한 명도 못 본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청와대의 소통 부재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성 씨는 “이 대통령이 ‘나는 정치 안 한다’고 했다는데, 협상하고 타협하는 과정이 정치인데 그런 협의 과정을 생략하려고 하니까 불통 정부 이미지가 박혔다”고 해석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경우 “정부 여당이 현실감 있게 설명하려는 노력을 안 하고 ‘전 세계 경제영토 61%’라는 식으로 얘기하니까 국민들은 ‘그게 뭔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사례를 들었다.

금융 분야 공기업에 근무하는 하모 씨(41)는 “내 고향이 TK(대구 경북)다. 당연히 이 정권을 지지했다. 그런데 지나고 나니 나에게, 우리 세대에게 돌아온 게 뭔지 잘 모르겠다. 어디 가서 TK 출신이라고 말도 못하겠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벤처회사에 다니는 전모 씨(45)는 “기업인 출신이 더는 공적 업무를 맡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영업을 하는 임홍택 씨(35)는 “이 대통령도 자기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고 본다. 다만 결과물들이 국민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 같다”면서도 “요즘 불거진 (퇴임 후) 사저 사건 등이 불신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재민 씨(28·한국청년유권자연맹 주니어 운영위원)는 “현 대통령제로는 누가 돼도 집권 2, 3년차부터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의 마음에 들게 하는 국가정책은 별로 없다. 반대하는 그룹은 대통령을 욕하는 순서를 밟게 된다”며 정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들었다. 그러면서도 “국민은 박수칠 준비가 돼 있는데 그런 정치인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가장 큰 덕목은 ‘소통’이었다. 공공기관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김모 씨(34·여)는 “소통을 할 줄 알고 도덕성이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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