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생각하면 한숨만…” 취업 관련글 한달새 6만건
2040세대는 비정규직 이슈에 대해 모두 3만2042건의 의견과 주장을 개진했다. 이 가운데 여론으로 분류되는 8613건 중 긍정론은 3345건(39%), 부정론은 4483건(52%)으로 부정적 의견이 13%포인트 더 많았다.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트위터 사용자 ‘AliceinRWL’은 “어쩌면 당신이 지나쳤을 길 한 모퉁이에 2007년부터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 중인 비정규직 대학 강사 부부가 있습니다. (자신이 공부하던) 캠퍼스로 돌아가 자살한 강사, 강의하던 대학 화장실에서 목숨 끊은 강사가 있었습니다”라고 썼다. ‘figtree1980’은 “회사가 비정규직을 자르면서 ‘비정규직은 나쁜 것입니다’는 말만 안 했어도, 우리가 궁금해서 물은 것에 ‘답이 없는 게 답입니다’는 이 말만 안 했어도 우리가 이렇게 분노하진 않았겠지”라고 외치기도 했다. ‘sssch’는 “민생예산 증액, 부자 증세, 비정규직 구제… ‘복지’ 내세워 살길 찾는 한나라당. 철학이 왔다리 갔다리… 애쓴다, 애써”라는 글을 올렸다.
대학등록금은 실존의 문제였다. 11월 한 달간 등록금 이슈에 대해선 총 3만3900여 건의 글이 올라왔고 이 중 여론인 1만6954건 중 긍정적 의견(5252건)은 부정적 의견(1만391건)의 절반에 그쳤다.
사용자 ‘songsong30’은 최근 ‘등록금이 없어 자살하는 사람은 16명에 불과하다. 이는 많은 수는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한 대형교회 목사의 말을 지적하며 “(등록금에 대한 실체를 알려주기 위해) 그럼 (학생들이) 몇천 명 자살해야 되나”라며 분노했다.
젊은 세대에게 취업은 그야말로 잡아야 할 지푸라기였다. 한 달간 총 6만4250건의 관련 글이 등록됐는데 이 중 변화(1만21건) 채용(9939건) 등 구직을 위한 정보 관련 검색어들이 자주 발견됐다.
‘JJu_lvH’라는 사용자는 “내가 바로 취업해야 조금 살 만한 우리 집. 전액 장학금을 받아도, 용돈을 안 받아도 팍팍한 우리 집. 물론 취업을 조금 미루어도 먹고살기야 하겠지만”이라며 청춘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여대생(kmgd890)은 “나도 이제 취업을 해야 하는데 갑갑하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나는 (취업에 대해) 조잘거렸고 아빠는 내 말에 대꾸하시면서 운전을 했다”며 취업을 놓고 벌어진 부녀간의 을씨년스러운 대화 장면을 소개하기도 했다.
물가 이슈와 관련해선 최근 정부가 소비자물가지수 항목에서 가격이 폭등한 금반지를 제외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랐다. ‘mulder21c’는 “물가지수품목 개편 및 물가상승률 하락 뉴스를 보면서 느끼는 건 참 ‘MB(이명박 대통령)스럽다’는 거! 어쩜 이리도 꼼수질이냐? 일부러 물가상승률 잡았다라고 광고하려고 끼워 맞춘 티가 참 팍팍 난다”고 썼다.
SNS 여론은 감성적이고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성 정치권이 젊은 세대의 절규와 문제의식을 허투루 넘겼다간 ‘정치적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대구가톨릭대 장우영 교수(정치학)는 “시민들이 SNS를 매개로 정당 등 기성 제도권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정보의 생산, 유통에 직접 참여하며 발언권이 강해지고 있다”며 “정치권이 SNS를 정당의 홍보수단으로 여기지 말고 시민들의 고충을 직접 듣는 소통창구로 여기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