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O2/작은 정원 큰 행복]테라코타 화분으로 자동급수기 만들어 봐요

입력 | 2011-12-03 03:00:00


초벌구이 화분을 이용한 급수 장치(왼쪽)와 그 옆에서 돋아난 밀 싹.

오늘은 주말에 사무실을 비우는 직장인 여러분과 식물 관리를 좀 더 쉽게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팁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테라코타(초벌구이한 점토) 화분을 이용한 자동 급수기’ 정도가 될 듯합니다.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점토로 만든 초벌구이 화분(일명 토분)을 화분 흙 속에 파묻고 그 안에 물을 채워 식물에 수분을 공급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화분 바닥의 배수 구멍은 글루건 같은 것으로 막으셔야 합니다. 뚜껑을 함께 쓰시면 물의 증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쉽게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런 물 공급법의 비밀은 토분이 완전 방수가 안 된다는 점에 있습니다. 화분이나 그릇은 유약을 발라 재벌구이를 해야 방수가 됩니다. 토분에 물을 담아 놓으면 미세한 기공을 통해 물이 아주 조금씩 흘러나옵니다. 식물에 충분한 수분을 편리하게(물 주는 횟수가 줄어드니 덜 번거롭게) 공급할 수 있고, 물이 천천히 공급돼 과습의 위험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나중에 토분을 파 보시면 그 주변을 식물의 뿌리가 감싸고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는 월요일에 출근했을 때 아끼는 식물이 말라 죽은 모습을 보신 분이 많을 겁니다. 보통의 사무실은 무척 건조해 주말 동안에 화분의 물이 모두 말라버릴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이 간단한 장치가 얼마나 유용한지를 아실 겁니다.

저는 이 아이디어를 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페어푸드, 도시에 실현되다’·SBS)에서 얻었습니다. 외국인 출연자 한 분이 테라코타 병을 텃밭에 묻어놓고 이용하시더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테라코타 병을 구할 수가 없어 화분을 대용품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사진 속의 식물은 우리 토종밀입니다. 요즘 같은 시기에 아파트 베란다에 뿌리시면 싹이 잘 납니다. 발아율을 높이려면 밀을 1, 2주 정도 냉장고 냉장실에 넣어두시면 됩니다. 잘만 키우면 내년 봄에 이삭이 달립니다. 제가 예전에 쓴 기사(‘아파트서 벼-밀 길러 행복을 수확해 보세요’·본보 2011년 7월 9일자 B4면 참조)에 관련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참, 밀 씨앗으론 인터넷 쇼핑몰 같은 곳에서 식용으로 파는 통밀을 쓰시면 됩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