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칵 뒤집힌 미국
고객의 동의 없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인정보를 유출한 사건을 1일(현지 시간) 보도한 미국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이다. 뉴스 포털사이트인 야후뉴스에는 이 소식이 24시간 가까이 톱 뉴스로 올라와 있으며 댓글만 3000개에 육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코네티컷 주에 거주하는 안드로이드 개발자 트레버 에크하르트 씨(25)가 자신의 HTC 스마트폰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장면을 17분짜리 동영상에 담아 지난달 29일 인터넷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실제 이 사건이 터지자 문제가 된 스프린트와 AT&T 등은 “기기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관리하고 진단하기 위해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했다”고만 밝혔을 뿐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이유와 구체적인 사용 의도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
또 삼성전자와 HTC 등 기기 제조사들도 “이동통신업체에서 요구해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것일 뿐 우리는 책임이 없다”고 발을 뺐다.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캐리어IQ는 사건이 터진 후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이날 오후 늦게 “스마트폰의 키패드로 누르는 모든 정보가 기록되지 않는다. 또 고객정보를 제3자에게 팔지도 않았다”고 짤막한 성명을 냈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대부 격인 구글도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프로그래머 트레버 에크하르트 씨가 캐리어IQ가 스마트폰 사용자의 통화 기록 및 문자메시지 등 핵심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공개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정치권이 술렁이면서 미 의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 의회 프라이버시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앨 프랭컨 상원의원은 래리 렌하트 캐리어IQ 대표에게 경위를 묻는 공개서한을 보내고 14일까지 답변하도록 명령했다. 그는 “경위를 들어보고 필요한 경우 법을 더욱 강력한 방향으로 개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