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사용정보 수집 SW 깔아 판매웹서핑 기록 등 빼내… 삼성도 기기 납품
미국 이동통신회사들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캐리어IQ’ 소프트웨어로 사용자의 통화기록, 문자메시지, 위치정보 등을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리어IQ’는 사용자 동의 없이 스마트폰 1억4000만 대에 내장됐다. 삼성전자 HTC 노키아 등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 기기와 애플의 아이폰에 ‘캐리어IQ’가 내장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이동통신사들도 제조업체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깔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1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4대 이동통신사 가운데 스프린트와 AT&T, T모바일은 자사 고객의 스마트폰에 내장된 ‘캐리어IQ’를 통해 고객의 스마트폰 사용정보를 동의 없이 수집했다고 시인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문자메시지 △방문한 웹사이트 △통화 기록 △위치 정보 △열람한 동영상 콘텐츠 등 거의 모든 스마트폰 사용 정보를 실시간으로 소프트웨어 업체인 ‘캐리어IQ’사의 서버로 전송해 준다.
캐리어IQ사로부터 고객 정보를 받은 미국 통신사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스마트폰 성능을 이해하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관리하기 위해서 수집된 데이터를 사용했으며 다른 용도에는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통신업체의 요청으로 해당 소프트웨어가 깔린 스마트폰을 미국에 판매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측은 국내에 판매된 스마트폰에는 깔지 않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국내 이용자들의 스마트폰에 해당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지 않으며 기기 제조업체에 깔아 달라고 요청한 적조차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그러나 캐리어IQ사에 근무했던 A 씨는 본보 기자에게 “2006년경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캐리어IQ의 소프트웨어를 깔아 달라고 기기 제조업체에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공개했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의 공식 해명과는 다른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당시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기 전으로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해 일반 휴대전화(피처폰)의 접속기록 등을 조사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