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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슬로베니아-크로아도 정권 교체 도미노

입력 | 2011-12-06 03:00:00


유럽 경제위기의 여파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에서도 4일 정권 교체가 이뤄졌다. 아일랜드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으로 이어져온 정권교체 도미노가 계속되는 것이다.

이날 슬로베니아의 총선 결과 수도 류블랴나의 시장인 조란 얀코비치 당수(58)가 이끄는 신생 정당 ‘긍정적인 슬로베니아(LJZ)’가 전체 의석 90석 중 28석을 차지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경영인 출신 얀코비치 당수는 선거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새 슬로베니아 건설’을 내걸고 당을 만들어 총선에 뛰어들었다.

당초 제1당이 유력했던 야네즈 얀샤 전 총리의 중도 우파 제1야당 슬로베니아민주당(SDS)은 26석을 얻었고, 집권당인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SD)은 10석에 그쳤다. 유로존 재정위기 속에서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 데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진 게 SD의 참패와 LJZ의 깜짝 승리로 이어졌다고 언론은 분석했다.

얀코비치 당수는 “슬로베니아는 비즈니스맨을 필요로 한다”며 “나라를 기업처럼 효율적으로 운영해 4% 경제 성장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미만의 재정적자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슬로베니아는 2007년 유로존 가입 당시 탄탄한 공공 재정과 7%도 안 되는 낮은 실업률을 자랑했지만 올해 국가 부채 비율은 GDP의 45%로 급증했고 실업률도 12%로 높아졌다. 재정적자도 5.5%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정 구성에 나설 얀코비치 당수는 슬로베니아 최대 유통업체 체인인 메르카토르의 최고경영자(1997∼2006년) 출신이다. 2006년 무소속으로 류블랴나 시장이 됐고 뛰어난 행정 능력을 입증하며 지난해 65%의 높은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스스로 좌파라고 말하지만 기업적 마인드로 무장한 카리스마형 리더라는 평가다.

크로아티아 총선에서도 조란 밀라노비치 당수(45)가 이끄는 제1야당 크로아티아사회민주당(SPH)이 주도한 중도 좌파 야권연합이 승리했다. 야권연합은 총 151석 중 78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 우파 연정을 이끌어온 크로아티아민주연합(HDZ)은 48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HDZ는 1991년 크로아티아가 옛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이래 2001∼2003년을 제외하고 줄곧 여당 지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0.5%에 그치는 반면 실업률은 17%로 급등하고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