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해안 밤 한때, 제주 늦은 오후부터 비
대설(大雪). 큰 눈 대신 전국 곳곳에 비 소식. 펄펄 끓는 방 안에 고릿한 메주 뜨는 냄새. 마루 시렁의 주렁주렁 붉은 곶감. 뒤란 흙벽 바스락바스락 시래기 타래. 배고픈 멧돼지들 벌써부터 저잣거리 출몰 빈번. 도토리 흉년에 새끼들 자꾸 늘어, 어쩔 수 없는 생존 보급 투쟁. 수확 끝난 고구마 밭 헤치고 또 파봤지만 건진 건 고작 꽁다리 몇 알. 멧돼지들아, 눈이 오면 어떡하지? 뭘 먹고 살지?
김화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