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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천년의 숲 ‘비자림’ 재탄생… 제주도, 새 탐방로 개설

입력 | 2011-12-07 03:00:00

곶자왈의 특징 고스란히
기존 탐방로도 새로 꾸며… 휠체어-유모차 통행 가능




천년의 숲으로 불리는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이 새로운 관람로를 개설하고 탐방객을 맞고 있다. 동아일보DB

‘천년의 숲’ 향기가 가득한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비자림(榧子林·천연기념물 제374호)’이 새롭게 단장했다. 제주도는 비자림의 금지구역이었던 숲에 990m의 새로운 탐방로인 ‘돌멩이(돌을 뜻하는 제주방언) 길’을 개설했다고 6일 밝혔다. 기존 탐방로 1.8km 구간에는 붉은빛을 띠는 자갈 형태의 화산쇄설물인 ‘송이’를 깔았다. 새로 개설된 탐방로에서는 곶자왈(용암이 흐른 뒤 바위에 형성된 자연림)의 특징이 드러난다. 아름드리 단풍나무, 팽나무 등이 바위에 붙어 자라는 진기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기존 탐방로와 새로 개설된 길이 하나로 연결된다. 벼락 맞은 비자나무, 숲 입구 등을 거쳐 새로운 탐방로를 지나 비자나무 두 그루가 한 몸으로 자라는 ‘연리목’, 수령이 820년가량으로 2000년에 명명된 ‘새천년 비자나무’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기존 탐방로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닐 수 있다.

비자림 전체 면적은 44만8165m²(약 13만5000평)로 수령 400년 이상인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비자나무마다 고유번호를 매겨 관리한다. 비자림은 ‘고려 문종 7년(1053년) 탐라국 왕자가 비자나무와 열매 등을 특산품으로 바쳤다’는 기록을 근거로 ‘천년의 숲’으로 불린다. 비자림은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에도 특별한 대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나무는 바둑판 등 고급 목재로 쓰였기 때문이다. 열매 속 땅콩처럼 생긴 씨앗은 과거 구충제로 먹거나 기름을 짜서 썼다.

비자림은 대중교통편 등이 불편해 찾는 이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걷기 열풍에다 비자나무 숲의 웅장함이 알려지면서 탐방객이 늘었다. 2006년 연간 탐방객 11만 명에서 올해 11월 말까지 19만5000명이 찾아 연말까지 2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