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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적립금 욕심에… ID 5700개 만든 형제

입력 | 2011-12-08 03:00:00

신규회원 추천때 500원 주자… 가입-탈퇴 반복 500만원 챙겨




회사원 양모 씨(23·호텔 직원)는 최근 2개월 동안 거의 매일 새 옷을 입고 회사에 출근했다. 구두도 자주 새것으로 바뀌었다. 주변 사람들은 부쩍 옷을 많이 사는 양 씨의 과소비를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옷을 장만하는 ‘비결’이 있었다.

남성복 전문 인터넷 쇼핑몰에 회원으로 가입한 양 씨는 가입 시 사이트를 추천해 준 기존 회원의 ID를 입력하면 해당 회원에게 적립금 500원을 선물로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지인 명의를 도용해 회원 가입을 한 다음 ‘사이트 추천 회원’에 자신의 ID를 넣었다. 곧 500원이 생겼다.

이후 양 씨는 적립금을 쌓기 위해 동생과 함께 지인 5명의 명의를 빌렸다. 이들은 가입한 뒤 바로 탈퇴해 ID 이니셜을 살짝 바꿔 재가입하는 방식으로 5700개의 ID를 만들어 적립금을 쌓았다. 이렇게 형제가 3개월간 모은 적립금은 500만 원. 이들은 이 돈으로 무려 120개의 옷과 시계, 구두를 샀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 ‘의좋은 형제’를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 집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옷, 구두가 가득했다”며 “다른 사이트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적립금을 쌓아 물품을 모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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