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의원 현지 증언 확보1941∼1945년 김일성 주둔지 ‘김정일 1942년 백두산 출생’… 그동안 北주장 거짓 가능성
러시아 뱌츠코예 마을 주민들이 “어릴적 숨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동생 김슈라의 무덤”이라고 증언한 묘지. 묘비석 앞에 중국 술병이 놓여 있어 눈길을 끈다. 박선영 의원 제공
6일 현지를 방문하고 귀국한 박 의원에 따르면 무덤의 묘비에는 “1941∼1945년 8월 이곳에 주둔했던 88여단 부대의 군인과 가족들이 묻혀 있다”고 적혀 있다. 마을 주민들은 박 의원에게 “어릴 때 죽은 김 위원장의 남동생 김슈라(러시아식 이름)의 무덤이다. ‘카레이스키’(한국인·북한 사람들을 지칭한 듯함)들이 자주 찾고 있어 올봄 관청에서 묘비 앞의 봉분을 새로 단장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근처에는 무덤 3개가 더 있으나 ‘김슈라의 무덤’ 뒤에만 커다란 비석이 세워져 있고 꽃이 걸려 있으며 무덤 앞에는 중국술 3병이 놓여 있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 박 의원은 “중국술로 미뤄 볼 때 북측 관계자들이 참배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학계에선 그간 김 위원장에게 김슈라라는 이름의 남동생이 있었으나 3, 4세(1947년경) 때 평양의 총리 관저에 있던 연못에 빠져 익사했다고 알려졌었다. “김일성(김정일 아버지)이 1945년 8월 평양에 입성한 뒤 아내 김정숙과 김정일도 뒤따라 평양에 왔다”는 북한 당국의 주장과도 맥이 닿아 있다. 그러나 뱌츠코예 주민들의 증언이 맞다면 김 위원장은 남동생 사망 시점인 1947년경까지 러시아에 체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 사실은 김 위원장이 1942년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는 북한 주장과 달리 일부 러시아 학자가 제기한 것처럼 김 위원장이 뱌츠코예에서 출생해 성장했다는 주장의 방증이 될 수도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