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경쾌-애드리브… 촬영장서 매일 ‘빵·빵’ 터져요
채널A 제공
“혼자 중얼거리면서 청소하는 모습이 딱 저예요.”(윤소이)
“왕진주는 예쁘고 철없고 자유분방하죠. 저와 닮았어요.”(이수경)
7일 경기 파주시 프리즘공단. 국내 최초 시추에이콤(시추에이션 드라마+로맨틱 코미디)인 채널A 월화드라마(오후 9시 20분) ‘컬러 오브 우먼’ 세트장에서 주연배우 4인방을 만났다.
‘컬러 오브 우먼’은 화장품 회사를 배경으로 똑똑한 여자 변소라(윤소이·26), 예쁜 여자 왕진주(이수경·29),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은 재벌 본부장 윤준수(재희·31), 꽃미남 브랜드 매니저 강찬진(심지호·30)이 엮어내는 에피소드를 시트콤 형식으로 그린 드라마다. 미국의 ‘프렌즈’와 ‘섹스앤드더시티’를 섞어 놓은 듯한 설정에 웃음을 참기 힘든 에피소드와 톡톡 튀는 대사가 깨알 같은 즐거움을 준다.
주연 배우들이 비슷한 또래인 데다 ‘애드리브의 달인’ 성동일 안선영이 조연으로 합세하면서 촬영장에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제가 의자를 끌어다 앉다가 소리가 나서 변명하는 장면이 있어요. 선영 언니가 ‘얘 싸겠다, 싸겠어’라고 하면서 촬영장 전체가 빵 터졌죠.”(윤소이)
연기자들의 호흡도 척척 맞는다. 심지호가 “환상적 팀워크”라고 하자 윤소이가 “촬영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분위기만 보면 석 달은 찍은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이수경도 “다른 출연자들이 경험이 많아 연기하기 편하다. 나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샤방샤방한 여주인공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 뒤에는 아픔도 있다. 극중 만취한 소라가 찬진과 함께 아스팔트에서 뒤로 넘어지는 장면을 연기할 때 심지호가 오른쪽 무릎으로 찍는 바람에 윤소이의 허리에 시퍼렇게 멍이 들었다. 드라마 ‘무사 백동수’, 영화 ‘아라한 장풍 대작전’을 통해 몸연기에 이골이 난 윤소이였기에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몸 쓰는 연기가 힘들기는 하지만 화면이 그만큼 역동적이고 살아 있잖아요. 허리 찍는 장면도 정말 걸작이던걸요.”
극중 찬진과 준수는 예쁜 여자 진주가 아니라 똑똑한 여자 소라를 놓고 야릇한 신경전을 벌인다. 실제로도 두 남자 배우 모두 진주보다는 소라 같은 스타일이 좋다고 했다. “예쁘기만 하기보다는 이해심 많고 남을 배려해주는 현명한 여자가 좋아요.”(재희) “외모보다 자기 안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 좋죠.”(심지호)
‘학교’(1999년)에 함께 출연한 것을 인연으로 친구가 된 재희와 심지호는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나란히 이 드라마를 골랐다. ‘내가 이것만은 쟤보다 낫다’ 싶은 게 뭔지 물었다. “음…큰 키?(185cm), 그리고 한 살 적은 거죠.”(심지호) “데뷔를 먼저 했으니 (제가) 경륜은 앞서지만 외모는 지호가 나아요.”(재희)
주연배우가 촬영장에서 10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한 장면 한 장면 공을 들이기에 배우들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심지호는 양쪽 눈이 결막염으로 벌겋게 됐다. 하지만 이들은 “코믹하고 경쾌한 내용 때문인지 연기가 재미있어서 힘든 줄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영 PD는 “끝까지 코믹하고 경쾌한 톤으로 다른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여자들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