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운전자가 줄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확산되면서 젊은층의 관심사가 자동차에서 IT 기기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용불안으로 소득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쳤다.
○ 한미일, 젊은 세대 車 관심 줄어
8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매년 새롭게 운전면허를 따는 성인 가운데 25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5년 19.2%에서 지난해에는 13.9%로 낮아졌다. 이 연령대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6.4%(2005년)에서 7.5%(2010년)로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젊은층이 점점 운전면허를 따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원인은 ‘스마트폰과 취업난’
젊은층 운전자가 감소하는 것은 ‘차보다 더 싸고, 더 재미있는’ 존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 기기는 차에 비해 가격이 훨씬 싸다. 게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동영상·음악 감상, 인터넷 서핑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고 어디를 가든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다. 곽태윤 KARI 주임연구원은 “과거에는 젊은이들이 차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성인임을 인정받고 싶어 했지만 현재는 IT 기기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며 “미국 18∼24세의 46%가 ‘자동차보다 스마트폰을 갖고 싶다’고 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터넷, SNS와 함께 성장한 세대다.
여기에 취업난, 비정규직 확산 등으로 젊은층의 소득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성영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전 한국소비자학회 회장)는 “차, 주택 등 장기 지출이 필요한 제품은 미래 예상 소득이 낙관적이어야 살 수 있다”며 “취업난 등으로 인해 세계의 젊은층을 지배하는 정서는 ‘불안’인 데다 설령 취업을 했더라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소득을 낙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 후 차 구입’이라는 공식이 더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성 교수는 또 “과거 젊은층이 차를 통해 충족하고자 했던 자기 표출 욕구를 이제는 값이 더 싸고, 개인을 더 잘 표현해주는 IT 기기와 명품 시계 등을 통해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자동차 회사, ‘젊은층을 운전석으로’

도요타가 최근 인기 만화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홍보 모델로 내세운 것도, 보급형 스포츠카인 ‘86(하치로쿠)’을 내년 1월부터 판매하는 것도 “차와 운전은 친숙하고 매력적이다”란 메시지를 젊은층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