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청장-서장 등 줄고소 “징계사유 조작해 파면” 주장
8일 오후 광주지검 민원실. 경찰 내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던 광주북부경찰서 교통과 소속 정모 경위(50)와 천모 경사(46) 등 전직 경찰관 2명이 고소장을 냈다. 이금형 광주지방경찰청장과 김재석 광주북부서장 등 상관 4명이 직권을 남용해 자신들을 파면했다는 내용이었다.
광주북부서 징계위원회는 8월 25일 광주북부서에서 의경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정 경위를 파면하고 천 경사를 해임했다. 징계 사유는 정 경위가 의경 모욕, 인터넷 카페에 상관 비난 글 거재, 허위공문서 작성 등 21개였고 천 경사는 비슷한 항목으로 11개였다.
▶본보 8월 22일자 A13면 ‘모욕죄’로 의경에 고소당한 경위
정 경위 등은 “직무 고발돼 조사를 받았고 수사 의견서에는 ‘의경에게 욕설을 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없다’고 적혀 있는데 감찰 서류에는 ‘욕설을 했다’로 조작됐다”며 “징계 사유가 사실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대부분 조작됐거나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청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인사제도 개선, 유류 횡령 의혹 제기 등 상급자들에게 듣기 거북한 ‘쓴소리’를 많이 해 ‘미운털’이 박혀 파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의경에게 욕설을 하거나 인터넷 카페에 직속상관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고, 허위공문서를 작성하는 등 조직 단합을 저해했다는 증거가 충분하다”며 “같은 식구인 경찰관을 파면하고 해임하는데 허위조사를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