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의 약진이 V리그의 화제가 되고 있다. 신춘삼 감독의 남다른 리더십이 각광을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 신춘삼 감독 리더십
안젤코 영입 · 서재덕 레프트 기용 등 용병술 돋보여
2 모기업 한전의 물심양면
사장 먼저 배구 관람 솔선수범…선수 지원 대폭 늘려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KEPCO의 약진이다. 2라운드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형성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배구인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KEPCO가 만년 하위권에서 멤 돌다가 올 시즌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 빛난 신춘삼 감독의 리더십
다행히 서재덕은 생소한 포지션에서 빠르게 적응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득점(10위)은 물론이고 블로킹(4위)과 서브(6위) 부문에서도 상위에 오르며 감독의 기대를 100% 충족시키고 있다.
당장의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한 선수기용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 신인왕 박준범 얘기다. 신 감독은 어깨 인대 부상을 입은 박준범을 무리하게 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재활에 더 신경 쓰며 리그 중반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이제 약간 틀을 잡은 느낌이다. 레이스를 길게 보고 조급해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 언제든 중하위권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 배구다. 다만 3라운드에서 박준범이 회복되고, 김상기(세터)가 더 좋아진다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모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 몫
KEPCO가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면서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기업 문화를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말이다. 단적인 사례로 한국전력공사 사장인 김중겸 구단주는 2라운드까지 홈경기에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직접 경기장에 나와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표이사가 배구단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직원들도 배구장을 찾기 시작했다. 매 경기 400∼500명 이상이 자율적으로 응원단을 조직해 응원에 나선다. 이처럼 180도 달라진 분위기에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관심의 폭 만큼 실질적인 선수 지원도 대폭 향상됐다. 각종 격려금은 물론이고 승리 수당도 이전과는 달리 프로구단에 맞게끔 현실화됐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구단주를 비롯한 전 직원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KEPCO가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