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공간” vs “중구청 이전을”市 “한밭문예단지 조성 적합”… 구청 “청사 옮기고 백화점 유치”
대전시가 옮겨가는 충남도청 터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활용방안을 놓고 이견이 적지 않다.
대전시는 등록문화재인 중구 선화동 충남도청 터(2만8598m²)와 건물을 활용해 문화예술의 창작, 생산, 유통, 소비 기능을 갖춘 시설(가칭 한밭문화예술복합단지)을 조성하기로 하고 활용방안을 용역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충남도는 2013년 1월 1일 시무식을 내포시(홍성-예산) 새 도청사에서 하기로 하고 청사 이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 구청장 간담회에서 박용갑 중구청장은 충남도청 터로 중구청을 이전하고, 대신 일반상업용지인 중구청 터(1만4511m²)에는 백화점 등 대규모 상업시설을 유치하게 해달라고 공식 건의했다. 충남도청에 인접한 충남경찰청과 충남도청 별관 터(1만2323m²)에는 역사 문화 예술 관련 특수대학 유치를 제안했다.
대전시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문화시설 유치를 권고하고 있다며 한밭문화예술복합단지 안을 고수하고 있다. 단지 안에는 지역대학과 연계해 수준 높은 인문학 강좌를 제공하는 ‘연합교양대학’을 운영하고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대전시립박물관 본부도 이곳으로 옮기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대전경찰청은 충남도청 인근의 중부경찰서를 충남경찰청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시와 중구청이 구상하는 도청 부지 활용 방안은 반쪽에 그칠 공산도 있다. 대전시는 충남도청 및 충남경찰청 터의 매입가격이 1200억 원 안팎이어서 자체 매입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정부에 무상 양도를 건의할 예정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중구청이나 상인단체 건의안은 물론 지금까지 시민공청회 등에서 제기된 모든 활용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지만 현행 대전시 방안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터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후보시절 국립근현대사 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공약했으나 실현되지 않아 다른 활용방안이 모색되기 시작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