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에 걸린 중국산 고추와 위생이 나쁜 베트남산 고추에다 국산 고춧가루를 섞는 등 저질 고춧가루를 만들어 대량 유통시킨 5명이 해경에 붙잡혔다.
부산해양경찰서는 9일 탄저병에 걸려 썩은 고추와 위생상태가 나쁜 베트남산 고추에 중국산 혼합조미료와 고추씨를 넣고 국산 고춧가루와 섞어 고춧가루를 만든 뒤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김치공장 등지에 대량 유통시킨 혐의(식품위생법ㆍ농수산물의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식품제조업체 대표 이모(5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해경은 또 같은 방법으로 고춧가루 1.8t을 만들어 유통시킨 김모(49)씨와 유통업체 대표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유통업체 대표의 뒤를 쫓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저질 고춧가루 19t(시가 1억3천만원 어치)을 만들어 김치공장이나 일반 식당 등지에 판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희아리'라고 불리는 탄저병 고추는 탄저균에 감염돼 썩거나 곰팡이가 심하게 끼어 있었다고 해경 측은 전했다.
식품제조가공업체를 운영하는 김씨는 주로 늦은 밤이나 새벽에만 저질 고춧가루제조작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속에 대비해 사무실에는 식품검사기관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검사성적서와 따로 만든 장부를 비치해왔다.
이현철 부산해경 지능수사계장은 "탄저병 고추를 제조공장에서 압수했고 탄저병고추 구입내역까지 확인했다"며 "저질 고춧가루가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이 유통됐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