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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북 카페]中 최고영예 마오둔 문학상에 장편 5편 선정

입력 | 2011-12-10 03:00:00

수상기준은 예술성-사상성 갖춰야… 당원들끼리 ‘상 나눠먹기’ 비판도




중국 ‘마오둔(茅盾) 문학상’은 ‘루쉰(魯迅) 문학상’과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상은 중국 현대문학의 거목으로 평가받는 마오둔(1896∼1981)이 1981년 장편소설의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은 25만 위안으로 만들어졌다. 마오둔은 필명이며 본명은 선더훙(沈德鴻)이다.

마오둔 문학상은 1982년 첫 수상작을 낸 이래 3∼6년에 한 번씩 3편에서 6편까지 수상작을 선정해 왔다. 2008년 이후 3년 만인 올해 8회 수상작이 발표됐다. 수상작은 5편으로 장웨이(張위)의 ‘너는 고원에(니在高原)’, 류싱룽(劉醒龍)의 ‘천행자(天行者)’, 비페이위(畢飛宇)의 ‘추나(推拿)’, 모옌(莫言)의 ‘개구리(蛙)’, 류전윈(劉震云)의 ‘한 마디 말이 만 마디를 대신한다(一句頂一万句)’다.

‘너는 고원에’는 무려 450만 자, 39권에 이르는 엄청난 분량의 장편소설로 작가가 20여 년에 걸쳐 쓴 것이다. 1956년생인 저자처럼 1950년대에 태어난 주인공을 중심으로, 부모 세대와 자기 세대의 흥망성쇠를 다뤘다. 개인과 가족의 삶을 통해 그 시대를 투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천행자’는 궁벽한 시골에서 학생들 교육을 위해 어려움 속에서도 헌신하는 교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추나’는 시각장애인 추나사(推拿師)의 세계를 세심하게 글로 풀어냈다. ‘개구리’는 1960년대 중국 농촌에서 일하는 50대의 산부인과 여의사 이야기이다. ‘한 마디 말이 만 마디를 대신한다’는 실천을 극도로 중시하는 등의 제도적 의식적 문화적 장애 때문에 마음에 담긴 말을 하기 어려운 중국인의 고독을 그렸다.

마오둔 문학상은 글자 수 13만 자 이상의 장편으로 예술성과 사상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한국인의 눈에 낯설게 느껴지는 수상 기준인 ‘사상성’은 시대정신과 역사의 발전을 형상화할 수 있는 소재와 주제를 뜻한다고 한다. ‘개구리’에서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인 ‘계획생육(計劃生育)’을 실행하는 산부인과 여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것처럼 말이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는 이를 두고 문학상의 선정에도 사회주의 국가의 경직성이 드러난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올해 심사에서 달라진 점은 온라인 작품들도 심사에 포함한 것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문학사이트는 성다원쉐(盛大文學·www.sd-wx.com.cn)인데 한국에도 소개된 ‘허삼관 매혈기’ 등을 쓴 위화(余華) 같은 유명 작가들도 이곳에 작품을 발표했다. 온라인 문학사이트에 발표된 글 중 상당수는 출판으로 이어진다.

마오둔 문학상은 중국 최고의 영예로운 문학상이지만 비판도 받고 있다. 심사의 공정성 문제 때문이다. 중국에서 비중 있는 작가들은 거의 모두 공산당 영향 아래인 작가협회 등에 가입했고 문학상들은 대개 작가협회에서 선정한다. 그래서 회원들이 돌아가면서 상을 받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마오둔 문학상도 마찬가지로 최종 심사대상에 오른 작가 10명 중 8명이 작가협회, 작가연맹 등의 간부였다. 최종 수상작가 5명 중 장웨이는 산둥(山東) 성 작가협회 주석이고, 류싱룽은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 문학연맹의 부주석이다. 루쉰 문학상 전국우수아동문학상 전국소수민족문학상 등 중국의 전국 단위 국가급 문학상들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베이징 출판계 인사는 전했다.

한국에 소개된 마오둔 문학상 수상 작품은 아라이(阿來)의 ‘色에 물들다(塵埃落定)’, 츠쯔젠(遲子建)의 ‘어얼구나 강의 오른쪽(額爾古納河右岸)’ 등이 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