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CD 대신 새 기준금리 마련… 가산금리도 인하
불황으로 삶이 팍팍해진 서민들을 상대로 손쉬운 이자 장사만 벌인다는 비판을 받아온 시중은행들이 내년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특히 10%가 넘었던 서민 대상 고금리가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현재 ‘기준금리+가산금리’ 형태인 가계대출의 금리 체계를 바꾸기 위한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유윤상 은행연합회 여신담당부장은 “7일 은행권 가계대출담당자들이 모여 가계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기준금리와 개별 대출자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가산금리를 모두 낮추는 데 합의했다”며 “이번 주 중 한 번 더 모여 구체적인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우선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대체할 새 기준금리를 정할 계획이다. 은행권이 현재 가계대출 잔액의 56%에 적용되고 있는 CD 금리를 대체할 새 기준금리를 정하기로 한 이유는 올해 다른 채권금리에 비해 유독 CD금리만 급등하면서 가계대출 금리 상승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은행이 자금을 조달할 때 발행하는 금융채 금리는 0.18%포인트, 기업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금리는 0.12%포인트 올랐다. 반면 CD금리는 무려 0.78%포인트 급등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에서 CD 거래가 거의 없어 시장금리의 하락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CD를 가계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바람에 가계의 이자 부담이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은행들은 새 기준금리로 은행채, 국고채, 통안채 금리 등을 고려하고 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