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역 지나던 7호선 열차 “문 안열려 못내려” 비상전화…150m후진, 승객들 큰 불안
11일 오후 3시 45분 하계역을 막 출발해 중계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7호선 7186전동차 기관실로 비상전화가 걸려왔다.
5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승객이 “문이 열리지 않아 못 내렸다. 출입문도 안 열고 그냥 출발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당신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고함을 질렀다. 항의를 받은 기관사는 전동차를 급히 세운 뒤 관제센터에 보고했다. 관제센터는 기관사에게 “하계역에서 출입문을 열었느냐”고 물었지만 당황한 기관사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제센터는 승객을 내려주지 않고 출발했다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전역으로 돌아가 승객을 하차시키라고 기관사에게 지시했다.
기관사는 150m가량을 후진해 하계역으로 돌아가 출입문을 열었다. 하지만 내린 사람은 항의한 승객 1명뿐이었다. 확인 결과 기관사는 하계역에서 정상적으로 출입문을 열고 승객을 내려주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뒤따르던 전동차가 뒤로 2번째 역인 태릉 역에 정차해 있었고 후진한다는 사실도 통보해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전동차의 운행이 3분간 지연됐고 승객들은 막무가내 승객 1명과 엉성한 공사 측 대응 때문에 유례없는 지하철 역주행을 경험해야 했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