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파 “全大표결 과반 미달”… 가결 선포후에도 몸싸움
신당 대표에 한명숙 유력

민주 全大 아수라장 11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임시 전당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졌다. 야권통합 찬반투표 결과의 무효를 주장하는 일부 당원과 이를 제지하는 당원, 진행요원들이 뒤엉켜 거칠게 몸싸움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민주당이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주축인 시민통합당과의 합당을 의결하면서 대선을 1년 앞두고 사실상 ‘도로 열린우리당’의 부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금의 민주당은 2008년 7월 통합민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이 바뀐 지 3년 5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됐다.
또 야권은 민주당, 시민통합당이 합쳐진 신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통합연대가 뭉친 통합진보당의 양당 구도로 재편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주도권 및 쇄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가장 유력한 통합신당의 대표로 꼽히는 한 전 총리는 12일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통합당의 대주주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정세균 최고위원 등 민주당 내 친노 세력은 이미 한 전 총리를 신당의 대표로 세우는 방안에 암묵적 합의를 이룬 상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 대선이 있는 해에는 한 전 총리 같은 화합형, 관리형 이미지로 당을 이끄는 방안이 괜찮다”며 “또 이명박 정권 들어 각종 검찰 수사를 받으며 핍박을 받아온 만큼 총선, 대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제기할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 18만명 대 1만8000명 당대당 통합… ‘불안한 동거’ ▼

찬성파는 행사장에 입장한 사람들이 과반이었으므로 ‘출석 과반’이라는 당헌 조항을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반대파는 투표한 사람의 수가 ‘과반’의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재적구성원의 과반수인 5282명 이상이 표결에 임해야 하는데 5067명만 했기 때문에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통합 등 당의 진로에 대해 극심한 논란이 벌어지고 전대 당일까지 마찰을 겪은 적은 처음이기 때문에 빚어진 일들이다.
논란이 가열되자 전대준비위에 이어 당무위가 소집됐고 당무위는 만장일치로 통합안 가결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이석현 전대위 의장은 오후 10시가 다 돼서야 가결을 선포했다. 투표 결과 발표가 당초 예정됐던 시간(6시 10분)보다 4시간 가까이 늦춰진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파들은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12일 변호사들과의 협의를 거쳐 전대 결과 무효 가처분 소송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적공방으로 이어지면 그 결과에 따라 야권통합 흐름은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호위 받으며 빠져나가는 孫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1일 저녁 임시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송파구 잠실체육관을 당직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야권통합 결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는 일부 대의원의 격렬한 무효 주장으로 인해 당무위원회를 거친 뒤에야 가결이 선언됐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편 민주당과 시민통합당의 통합 논의와 당권 주자들의 행보는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12일부터 수임기관 간 실무 협상을 진행해 통합신당의 지도부 선출 방식과 새 당헌당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10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통합 수임기관 위원장에 최인기 의원, 간사에 조정식 의원을, 위원으로는 박병석 최규성 의원과 박양수 전 의원, 이현주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을 임명한 바 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