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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에듀칼럼]뚜렷한 진로목표가 학습동기 만든다

입력 | 2011-12-13 03:00:00


최근 밤늦게 A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왔다. e메일을 보냈는데 답장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A는 “투자분석가인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만나고 왔는데, 자신이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첨부했으니 조언을 부탁한다”고 했다.

e메일에 첨부한 파일에는 A가 준비한 ‘애널리스트가 하는 일’ ‘애널리스트로서의 보람과 어려운 점’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등의 질문에 대한 답변 및 소감이 정리돼 있었다.

A는 올 여름에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가 진행한 진로교육에 참가해 뚜렷한 진로목표와 진학설계를 세우며 예전보다 더 열정적 학습동기를 얻게 된 학생이다. 당시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던 A에게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을 소개하며 직접 한 번 만나보면 어떻겠느냐는 조언을 했는데, 이를 잊지 않고 직접 만나고 온 것이었다. 나는 기특한 마음에 칭찬과 조언의 답장을 보냈고 다음날 학생에게 전화가 왔다.

A는 “제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자주 진로관련 직업인을 만나는 기회를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이의 목소리에서는 꿈에 대한 설렘이 느껴졌다. 자신감과 에너지도 넘쳐 보였다.

현재 A는 외국어고 입학을 앞두고 있다. 뚜렷한 진로목표를 바탕으로 대학진학과 이후의 유학계획 등 꿈을 이루기 위한 밑그림을 그린 것은 물론 어떻게 공부할지까지의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A는 목표가 생긴 뒤 더 적극적이고 활기차게 생활하며 부모와의 관계도 더욱 좋아졌다고 한다.

학습동기는 공부를 하면서 생기지 않는다. 구체적 진로목표가 생겨 목표에 대한 뚜렷한 의지와 열정이 생겼을 때 나온다. 따라서 부모가 자신의 소망에 따라 자녀에게 진로나 진학계획을 강요해선 안 된다. 자녀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도와주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진심어린 관심과 지지를 보여줄 때 자녀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을 수 있다.

실제로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가 최근 개발한 온라인 진로진학컨설팅프로그램 ‘진학예측진단(KMDT)’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6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 결과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반에서 1, 2등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8, 9등하는 중상위권 학생보다 진로에 대한 준비수준, 성실성, 자기주도학습능력, 학습동기, 학업자신감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두 그룹 간에 학습능력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상위권 학생들이 한 단계 도약해 최상위권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노트필기법 같은 학습기술을 기르기보다 간절히 원하는 꿈을 찾아 명확한 진로진학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번 겨울방학은 자녀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자녀가 아직까지 구체적이고 명확한 진로진학 목표를 세우지 못했다면? 겨울방학 때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목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자. 이미 꿈과 목표가 있다면 해당 직업이나 진로가 자녀의 적성과 맞는 일인지, 구체적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그 일을 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게 좋다. 자녀가 목표로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찾아가 인터뷰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효과적 방법 중 하나이다.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하려는 의지와 자신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자녀에게 공부할 것을 강요하기보다는 지금까지의 자녀의 학습법에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공부하면서 힘든 점이 없는지를 대화를 통해 알아보자. 이를 바탕으로 자녀의 수준에 맞는 학습계획을 세우고 자녀가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통해 학업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변화가 뒷받침 되면 공부하려는 의지도 생겨 성적향상 같은 긍정적 결과는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번 겨울방학, 자녀의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면 아이가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명확한 진로진학 계획과 올바른 학습습관을 체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는 건 어떨까.

윤동수 진학사 청소년교육연구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