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佛서 수감… 60년 더 남아
파나마의 전 독재자 마누엘 노리에가(77)가 11일 죄인의 신분으로 22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노리에가를 태운 파리발 이베리아항공 소속 여객기는 이날 수도 파나마시티 인근 토쿠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즉시 헬기로 갈아타고 엘레나세르 교도소로 직행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노리에가는 재임 당시 정적 3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파나마에서 진행된 3차례 결석재판을 통해 징역 20년형씩을 선고받았다.
경찰은 암살 시도 가능성을 우려해 담요로 얼굴을 모두 가린 채 휠체어에 탄 가짜 인물을 등장시키는 등 교란작전을 펼쳤다. 진짜 노리에가는 30분 뒤 교도소에 도착했다. 교도소 측은 노리에가가 수의를 거부해 붉은색 셔츠를 입은 채 수감됐다고 밝혔다.
파나마 정부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감방은 두 개의 창문과 철제 출입문, 침대와 변기를 갖춘 12m²(약 3.6평) 크기다.
1983년 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하면서 파나마의 권력을 장악한 노리에가는 1989년 12월 미군의 침공으로 권좌에서 물러났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는 민주주의 수호, 마약 퇴치 등을 명분으로 병력 2만6000명을 투입해 파나마 주재 바티칸대사관으로 피신한 그를 생포했다. 이후 마약거래 및 돈세탁 혐의로 미국 교도소에서 20년, 프랑스 파리 교도소에서 2년을 복역했다. 지난달 23일 프랑스 항소법원이 그의 본국 송환을 결정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