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로 꾸려진 기술위원회에서 차기 대표팀 감독에 대해 어떤 가이드라인이 나올지 주목된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자신이 계속 대표팀 사령탑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여러 차례 고사의 뜻을 나타냈다. 스포츠동아DB
황보관 위원장과 만났지만 고사해
홍명보 청소년팀 감독도 절레절레
쿠웨이트전 앞두고 적응시간 부족
외국인 감독 선임도 위험요소 많아
“분명히 말하지만 생각 없습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최 감독은 지난주 대표팀 감독직을 맡을 의사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으나 일부에서 ‘대표팀과 프로팀을 겸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하나를 제대로 하기도 벅차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최 감독이 거부의사를 밝히고 있음에도 그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는 이유는 황보관 기술위원장과 최 감독의 사전 접촉설 때문이다.
최 감독과 황보 위원장은 최근 파주NFC에서 열린 P(프로페셔널)급 지도자 자격증 교육에서 만나 대표팀 감독직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지한 제의는 아니었고, 의사 타진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 감독은 대표팀 감독직을 맡을 의사가 없음을 황보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대한축구협회 고위관계자도 대표팀과 프로팀 겸임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소속팀과 대표팀을 한 감독이 겸임한다면 둘 모두 성공하기 어렵다. 현 상황은 겸임 감독이 아닌 전임 감독이 필요하다. 황보 기술위원장이 결정하겠지만 겸임 감독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였던 최 감독과 올림픽대표 홍명보 감독은 공개적으로 거절했다. 홍 감독은 이날 오전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자선축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A대표팀과 겸임할 생각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력한 후보 2명이 고사하고 있고 그 외에 다른 국내 감독들 중에서는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외국인 감독 선임도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인물을 선발하면 내년 2월 29일 열리는 쿠웨이트전을 제대로 치르기 쉽지 않다. K리그가 비 시즌이어서 선수들을 직접 보고 선발할 수 없다. 선수들은 새 감독의 전술에 적응할 훈련시간도 없다. 이런 문제는 자칫 쿠웨이트전 패배와 함께 한국의 월드컵 3차 예선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황보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3일로 예정된 기술위에서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을 놓고 어떤 토의가 벌어질지 축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