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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윤종용]포스코가 만들어가는 ‘벤처 성공’ 신화

입력 | 2011-12-13 03:00:00


윤종용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

이명박 대통령이 8·15 축사에서 언급한 공생발전의 개념을 재계에서는 재단 설립을 통한 ‘통 큰’ 기부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중 한 기업은 재계의 전형적인 접근방식과는 방향성을 달리해 벤처 지원 육성에 나서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업이 추구하는 공생발전은 일방적인 퍼주기식 지원이 아닌 중소기업이 자생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데 있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를 축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다양한 에인절(angel) 투자자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시장을 창출해 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애플, 인텔, 구글 등 우리 귀에 익숙한 글로벌 기업들이 바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탄생된 기업들이다. 창의성 있는 아이디어 보유자의 재원에 대한 접근성, 이것이 바로 실리콘밸리를 통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성장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사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나라 정부도 주도적으로 벤처붐을 조성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산실로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마련되고 모태펀드 등 재원이 확충됐으며, 전국 270여 개의 창업보육센터, 18개의 지역기술이 특화된 테크노파크 조성 등 정량적 숫자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우량 잠재 벤처기업들이 창업 초기 필요한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자생적 생태계 구성이 요원한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리콘밸리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벤처 생태계 조성’에 민간기업인 포스코가 발 벗고 나선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이 기업의 벤처 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캐피털 시장에서 소외됐던 초기의 아이디어 단계에 집중 지원하는 에인절 투자자 역할과 우량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기존 에인절 투자자들이 집중하는 IT 분야뿐 아니라 고유 산업인 철강 제조업을 넘어 엔터테인먼트 등 그 범위를 국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자생적 생태계 구성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 영양분을 공급하겠다는 의도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온·오프라인상의 벤처 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고, 다양한 아이디어 보유자와 투자자가 모여 의견을 나누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와 매년 시행하는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 등 벤처 지원 프로그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의 방법론적인 전향 및 진화인 동시에 창의적이고 우수한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확대 적용이라고 할 수 있다.

5%만이 성공하는 치열한 벤처 환경 속에서 포스코가 만들어 가고자 하는 한국형 벤처 생태계가 다양한 플레이어와 유기적으로 연결돼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감으로써 ‘또 다른 성공 스토리’ 신화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윤종용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